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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코딩교육? 과연 필요할까?

최근들어 교육현장에 이상한 열풍이 생겼다고 한다. 난데없는 SW 코팅 교육이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등등 거대IT기업의 유명인사들의 코딩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해서 라나? 덧붙여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SW 코딩교육에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SW 코딩교육 열풍이 좀더 심화된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정부 들어서 뜬금없는 SW 의무 교육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는데.. 그게 아마 2018년부터? 초.중.고등학생들의 SW교육을 의무화 한다고 한다. 왜 SW 코딩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은채, 미국의 사례와 AI등의 쇼크로 인한 따라가기 전략인거 같아 보이는 느낌도 있다. 

왜 갑자기 열풍이 부는가?

난 사실 왜 갑자기 열풍이 부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왜냐면 이명박근혜 정부 들어서 철저히 IT/전자 산업의 지원은 외면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경제에서 IT/전자 산업의 위치는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고 그동안 성과를 내왔었는데, 전임 정부들은 이런 향후 추세를 외면하고 건축/토목 위주로 경제성장 전략을 폈던 것이다.

현재까지 난 SW개발 일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IT산업에 대한 관심과 정부의 정책은 점점 외면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정도로 미약한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왜? 갑자기 SW 코딩 교육에 대한 열풍이 불고, 2018년부터 SW코딩교육을 의무로 하겠다는 정책으로 바뀐것일까?

더이상 거부할수 없는 SW의 중요성

어지간히 알파고의 쇼크에 놀랐나 보다. 알파고와 이세돌간의 대결은 우리나라에서 충격 그자체였다. 바둑만큼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트린 것이다. 그 수많은 바둑의 수를 컴퓨터가 계산해서 인간을 이긴다는게 불가능한것 같았지만, 알파고는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경제규모 10위권의 나름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SW기술 수준은 생각보다 열악하다. 현재의 우리나라 SW기술역량으론 알파고는 커녕 제대로된 알고리즘 구현기술이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자체적인 SW솔루션을 보유한것도 많지 않을 뿐더러, OpenSource로 제공하는 한국인 개발자들의 숫자도 많지 않다.

사실 이미 SW는 산업과 일상생활 곳곳에 자리매김해 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용하는 많은 물건들이 SW기술이 녹여져 있는것이다. 대표적인 게 항상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 가정에서 쓰는 냉장고, 늘 타고 다니는 자동차, IPTV의 셋탑박스, 버스/지하철 운행 알림 표지판, 고속도로의 Hi-Pass 결재 시스템등등.. 셀수 없을정도로 많다. 이만큼 우리의 일상속에 SW 기술이 존재하는것이다. 물론 산업쪽에서 적용되는 SW기술은 셀수 없이 많다.

그래서 그동안 SW중요성을 몰랐다가 알파고를 본 정부에서 이제서야 중요성을 느낀 것일까?

열악한 SW관련 산업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정부는 이렇게 중요한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인력양성에 대한 지원을 외면해 왔다. 쉽게 얘기하면 SW 인력이 공급이 되지 않는다. 내 경험을 보면, 한창 신입이던 2006~2007년에는 신입으로 입사했던 회사 동기와 주변에 협력 업체로 일했던 SW인력들도 신입이 꽤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SW개발을 할수 있는 신입들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중견기업정도 되지만 신입을 뽑으려고 하면 SW관련 전공자를 뽑기가 쉽지가 않을 뿐더러 인원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다른 업체들과 일을 해보면 20대 SW인력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30대 중후반 이후의 SW인력들만 보인다.

이유는 있다. SW개발을 하려면 왠만한 기초적인 지식과 코딩능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런 기반조건을 가진 인력이 막상 취업을 하려고 하면 대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 외에는 열악한 급여를 받고 새벽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강도높은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언론에도 한창 이슈가 되는데, 특히 IT기업중 게임업계는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로 열악해서 몇개월 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날새도록 일하는 이른바 크런치모드(게임출시 전까지 밤낮/주말 없이 일하는 방식)로 일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동강도 만큼 급여를 주는 것도 아니다. 이런 SW개발자들이 못견디고 자살을 하거나 근무중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이런상태는 누가 SW개발을 하려고 하겠는가? 열악한 처우와 대우는 자연스레 기피하게 되고 학생들은 IT쪽으로 취업을 포기한다. 그럼 자연스레 인력공급은 줄어들게 되는것이다.

열악한 상황에서 마구잡이 교육만 시키면 된다는 마인드

이런 현실에서 박근혜정부에서 뜬금없이 SW코딩 교육을 의무화 한다는거에 대해 헛웃음이 나왔다. 정말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교육을 시킨 학생들이 열악한 IT산업에 들어오겠는가? 그리고 정작 중요한건 접근 방식의 문제다.

SW코딩 교육을 학교에서 시킨다? 이게 공교육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보는가? 자 좋다. 만약 SW코딩 교육을 학교에서 시킨다고 하면, SW교육을 누가 시키는가? 학교 선생님? 학교 선생님 중에 SW개발을 했던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시키지? 그럼 채용을 해야 한다. 채용을 하려면 SW개발을 했던 경력자가 있어야 하는데, 경력자들을 어디서 모집하나? 현재 재직중인 경력자들을 그만두게 하고 학교로 오게 할껀가? ( 내게 연봉 1억줄테니 학교와서 SW교육 하라고 하면 갈지도 모른다…^^)

어느 언론 기사를 보면 현재 교사들중 SW관련 전공을 했던 교사나 이와 유사한 전공 출신의 교사를 교육을 시켜서 SW교육을 시킨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이것도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처사다.

SW교육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 문법만 가르쳐서는 안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현재 몇십가지 정도 되는데, 언어 각자가 문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틀에서는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문법을 안다고 해서 코딩을 할순 없다. 왜냐하면 코딩은 결국은 특정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문제 해결의 목표와 과정을 알아야 코딩을 할수 있는데, 코딩 경험이 없는 단순히 교육만 받은 교사들이 이를 학생들한테 가르친다? 어불성설이 아닐수 없다.  이를 봤을때 우리나라 학교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해놓고 중학교때부터 문법과 독해 능력만 내내 가르치다가 정작 회화를 못하는 형태의 주입식 교육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2의 사교육의 발생 및 학생들의 부담

난 초등학교 4학년때 컴퓨터 학원에서 GW-BASIC을 처음 접했다. 그때 당시의 컴퓨터는 8086-XT 혹은 80286-AT 컴퓨터였고, 하드디스크가 없어서 플로피디스켓에 DOS를 부팅시켜서 GW-BASIC을 배웠던 시절이었다.

사실 초등학생때 GW-BASIC 자체를 이해하는게 매우 어려웠다. 학원 강의 시간에 선생님이 얘기하는 각각의 명령어와 결과를 내는 방법이 따라가기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그때는 초등학교가 영어 과목이 없던 시절이므로 영문으로 명령어를 치는거조차도 어렵고 이해가 안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시험을 보면 늘 찍기 일쑤였다. 이해가 안됐기 때문이다. 함수의 개념자체가 이해가 안됐고, 이 명령어를 왜 써야 하는지 몰랐다. 즉 그때 당시에는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프로세스 자체가 이해가 안됐다고 보는게 맞는거 같다.

나름 중학교/고등학교때도 관심이 있어서 C언어 책을 독학으로 사서 봤지만,나름 반에서 10등안에 들던 학생이었지만, 중/고등하교 시절에 C언어 문법을 떼는것도 쉽지 않았다. 그만큼 그때 당시에는 벽으로 존재했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수학 시간에 함수의 개념을 배웠지만.. 그 함수가 C언어의 함수랑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차도 몰랐던 시기니깐…

드디어 대학에 갔다. 전공은 전자공학이었다. 전공필수에 C언어가 있었는데, 이제서야 문법이 이해가 되고 간단한 결과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짤수가 있었다. 하지만 10줄 이상 넘어가고 예제를 보지 않고는 직접 내 스스로 프로그램을 즉 코딩을 할수가 없었다. 코딩을 어떻게/뭘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즉 남이 짜놓은 코드를 갔다가 붙여서 컴파일만 하는 정도만 할줄 알았다. 그 이상은 넘어서기 어려웠다.

드디어 IT기업에 취업을 했다. 처음에는 HW쪽 업무를 맡다가 2년후에 SW개발 업무에 진입했다. 그때도 C언어로 코드를 수정/업데이트 하는 업무를 맡았는데..세상에..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것이다. 소스 수정을 할때마다 왜 수정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API를 호출하는데 왜 이걸 사용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야근하고 날을 새고 파다 보니.. 무려 2년만에 드디어 SW 코딩이 이런거구나를 알게 되었다.

어느 언론기사에서 봤는데, 요즘 강남 유치원 혹은 학원에서는 벌써부터 SW코딩 교육 및 과외가 성행한다는 쫌 웃긴 사례를 봤다. 캬 강남지역의 교육은 뭐가 다르긴 하나 보다.. 그 어린 유치원/초등학생 애들한테 SW코딩 학원/과외를 보낸다니 말이다. 물론 요즘 언론에서 워낙 SW중요성 어쩌고 저쩌고 떠드니깐 강남학부모들이 재빨리 대응한 결과일꺼 같다.

그러나, 과연 애들이 SW코딩을 이해를 할까? 기초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SW코딩교육은 의미가 없다. 즉 애들한테 사냥하라고 레이져건이나 박격포를 주는 꼴이다. 나같은 현업 개발자도 아직도 SW에 대해서 모르는게 많은데 애들한테 그런교육을 시키는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정말 SW교육이 2018년부터 의무화 되면 학생들한테는 제2의 부담과목 및  과외과목이 될것이다. 즉 학부모와 학생한테 큰 부담이 될것이라고 본다.

근본적인 교육정책의 문제

어떤 교육관련 정부관료가 SW의무 교육과정을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책상머리 앞에서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현재 근본적으로 교육정책이 문제가 있는 환경에서 SW교육마저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될께 뻔하고.. 설상 시행한다고 쳐도 그 폐해가 발생할께 분명하다.

SW교육 혹은 코딩은 절대 암기식/주입식 교육으론 익힐수 없다. 위의 글에도 설명은 했지만, 단순히 문법을 외워서 특정 결과를 얻는 코딩을 수행할수가 없다. 코딩은 문법을 외우면 끝이 아닌, 그 문법을 바탕으로 결과를 리턴하는 함수를 설계 혹은 구문을 기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언어에서 서로 대화를 할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바로 바로 건내서 소통하는 거와 같이 코딩도 컴퓨터 장치와 대화하는 것이다. 다만 코딩은 일정한 문법을 바탕으로 규칙에 맞게 대화를 해야 정상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현재의 암기식/주입식 교육은 SW코딩 교육의 본질을 흐릴수밖에 없다. 즉 학교에서 SW코딩 교육을 받아도 막상 현장에서 응용을 전혀 못하는, 즉 영어공부를 10년 했지만 해외나가서 영어 한마디 못하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것이다.

즉 현재의 근본적인 교육 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상, SW코딩 교육의 의무화는 제 2의 사교육 열풍 및 제2의 영어교육화 될께 뻔하다.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또다시 암기식/주입식 교육이 될꺼 뻔하므로….

SW코딩 교육의 방향에 대하여…

SW산업은 분명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미래를 준비한다면, 반드시 SW산업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요즘 한창 떠오르는 단어인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하여 SW산업과 SW교육은 필수일것이다. 현재에도 모든 산업에 걸쳐서 SW기술이 적용이 안된곳이 없다. 우주기술의 기초인 로켓기술, 국방의 무기인 미사일 기술들의 이면에는 SW기술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10대 경제대국인 우리나라는 로켓, 미사일등의 핵심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추측컨데.. 이런 기반기술들의 SW관련 기술이 부족할께 뻔하다.  누가 열악한 환경에서 봉사하면서 SW관련 일을 하겠는가?

이렇게 중요한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원이 미진하거나 외면했지만 지금이라도 SW코딩 교육이 필요성을 느낀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현실을 봤을땐 중요함만 느끼고 끝날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에 SW산업에서 인력의 열악한 처우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IT산업에서 혁명을 가져온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이런 인터뷰를 했었다. “저는 모든 국민이 코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SW코딩 교육의 전제는 주입식, 강요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할껏이다. 나 스스로도 내 주변 사람이 SW코딩을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 지식의 부족과 주입식 교육 환경, 또 시험을 보기 위한 교육, SW인력의 열악한 처우가 계속 된다면 SW코딩 교육이고 나발이고 공염불이 될께 뻔하기 때문이다. 즉 불필요한 제2의 사교육이 될수 밖에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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