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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직장에서의 유별난 회식 문화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세계 역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참 특별하다. 1953년 한국전쟁으로 나라가 폐허가 되었지만 그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세계 경제 순위 12위에 이르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유일무이한 국가 중 하나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가난한 나라로 인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자 나라”, “잘 사는 나라”, “세련된 나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는 판국이지만, 팬데믹 초기의 폭발적인 유행 조짐을 뒤로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방역 국가로 현재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이다. 

다이내믹한 나라답게 대한민국의 문화도 독특한게 꽤 있다. 최근에 K-팝이나 K-무비가 세계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도 꽤 특이한 점이다. 이제야 빛을 바란 것도 있지만 전 세계의 유행을 선도하는 국가가 된 점을 볼 때 나름 한국적인 스타일로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게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법. 군사 독재 시절의 군대 문화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여기저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대적인 직장 문화에 힘입어 현재까지도 그다지 좋지 않은 직장 문화가 있다. 그것은 is …… “회식 문화”다.

도대체 회식을 왜하니?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의 필수 요건은 “술” 이다 – Pixabay

“회식(會食)” 은 무엇인가? 단어 그대로이다. 서로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회식은 같이 모여서 먹지만 항상 “술”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업무가 끝난 저녁 이후에 이루어진다. 

20대 후반 ~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부터 50대의 간부급 임직원까지,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직장인들은 같은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는 이유로 “회식”을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왜? 회식을 해야 되는지 정확하게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 

사실 “회식”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행위이다. 그 이유는 친근한 친구나 가족과의 저녁 식사의 권리는 무참히 뺏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즉 그 사람의 의사에 상관없이 반 강제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나 친지 혹은 가족과의 저녁 식사는 즐거울 수 있다. 이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곁들이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도 어색하지도 않다. 누가 이런 자리를 싫어하겠는가? 하지만 “회식”은 직장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끼리의 어색한 저녁 모임이다. 그리고 업무나 끝난 저녁 시간에 강제적으로 술을 먹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닥 즐거울 리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사회 초년생들에게 회식 자리는 꽤 어색하고 때론 고통스러울 수 있다. 직장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낯선 환경에서 어색한 사람들과의 저녁 식사는 당연히 어색할 것이다. 특히 남성 직장인보다는 여성 직장인들이 특히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하물며, 회식을 같이 하는 인원들이 같은 나이 때이면 그나마 괜찮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알겠지만 어느 직장이건 같은 또래 직장인들만 모여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나이 많은 부장급 상사 직원들이 자리 잡고 있고, 차장, 과장, 대리 등의 중간급 직원이 포진해 있다. 심지어는 어떤 부서에 따라서 그 회사의 임원이 같은 사무실에서 자리잡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임직원들과 저녁 회식 자리는 정말 어색할 것이다. 회식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슨 주제의 대화를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을 조심해야 할지? 긴장의 연속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제일 힘든 점이 있다. 그것은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것.

대한민국에서 회식문화엔 “술”이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술이 “소주”이다 – Pixabay

“술”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이는 즐길 수도 있고 어떤이는 마시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직장 문화는 조금 독특하다. 회식 자리에 술이 빠지지 않지만, 그 술을 먹지 않으면 눈치와 협박(?)이 오간다. 

참 이해가 안 되지 않는가? “술”을 못 마시는 게 무슨 죄라도 된단 말인가? 한국 사람 특히 동양인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세트 알데히드”가 서양인들에 비해 부족한 사람들이 많아서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많고 얼굴도 빨개지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이유로 위암, 간암 발생률이 높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술을 못마시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시라.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금 같은 저녁시간에 술을 불편한 사람들끼리 같이 마셔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특히 대한민국의 회식 자리에 빠지지 않는 술이 “소주”다. 소주는 알코올 도수 20% 내외의 나름 꽤 독한 술이다. 소주 한 병 이상 마시게 되면 술을 잘 마신다고 해도 대다수는 혀가 꼬이고 행동에 변화가 오는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이런 “소주”를 한 병만 마시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회식 자리가 형성되면 소주만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소주 + 맥주의 일명 “소맥”을 마시거나, 대량의 소주(3병이상)를 흡입하거나 혹은 소주를 마신 뒤에 2차 맥주, 3차 양주 등의 어마 무시한(?) 술을 회식 자리에서 소비하게 된다. 

이런 문화 덕분이지 인터넷 상에서도 온갖 폭탄주 제조법이 난무한다. 

한 유튜브 채널의 “폭탄주” 제조법에 대한 내용이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검색창에 검색을 하면 온갖 폭탄주 제조법들이 우후죽순 나온다. 심지어는 소주 + 맥주 폭탄주 전용 컵도 존재한다.

이렇게 엄청난 술을 소비한 다음에 2차, 3차, 4차까지 회식을 이어가는 대한민국의 회식 문화는 가학적이기 까지 한다. 여기서 누가 됐든지 간에 그 후유증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술을 마시고 먹이는 가해자들은 다음날 출근을 제시간에 하지 않거나 쉬게 되면 바로 눈총을 주거나 평가가 나빠지는 이상한 패턴으로 흘러가게 된다.

회식의 가장 큰 후유증은 일명 “오바이트(?)” 라고 불리는 구토 증상이다. 이는 꽤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바… 건물 화장실은 물론이고, 지하철, 버스 승강장, 택시, 집 or 아파트 복도에 피자(Pizza)가 전시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을 치우는 미화원이나 청소원들은 큰 고통을 겪는다.  

물론 직장별로 회식문화는 조금씩 다르기도 하며 최근 2020년의 대한민국의 회식 문화는 조금씩 변화는 일고 있다. 하지만 이런 회식 문화 패턴은 쉽게 바뀌지는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회식을 왜 하는 것일까? 꼰대 상사들이 얘기하는 회식을 하는 이유를 아래에 나열해 보겠다.

  •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회식은 기본이지
  • 사회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술을 잘 마셔야 한다.
  •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회식이 필수다.
  • 직장에서 서로 친해지려면 회식이 필수다.
  • 회식을 해야 서로 간에 유대관계가 좋아지고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 회식을 해야 직원들의 군기(?)가 바로 선다. 
  • 회식을 해야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진다. 
  •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 회식자리에서 그 사람의 내면을 보겠따(?).
  • 회사 조직의 단결력을 위해서 회식을 해야 한다.
  • 대한민국에서는 회식이 필수다. 

내가 생각나는 회식의 이유에 대하여 나열해 봤다. 여러분들은 과연 공감이 가는가? 

회식을 안 하면 큰일 나나요?

위에서 언급한 “회식을 해야 되는 이유”를 보면 사실 공감을 얻기 어렵다. 특히 최근에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더더욱 그럴 수도 있다.

“회식”이라는 것을 굳이 하지 않아도 직원들끼리 유대감을 가질 수 있고 회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회사의 발전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 

즉, “회식”이라는 것은 어느 조직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례로 대한민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 유럽 선진국, 일본 등이 “회식”을 잘해서 경제가 성장하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에는 일과 후에 개인 시간을 뺐는 “회식” 같은 행위에 대하여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같은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먹는 “회식”은 업무의 연장으로 생각할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만약 “회식”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과 중의 점심식사 정도로 간단히 진행하는 게 대다수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을 보자. 아는 지인의 경험담에 따르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기본적으로 회식 문화는 있지만 대한민국 같이 직장 동료끼리 1차부터 술을 마시거나 하는 행위가 거의 없다고 한다. 회식을 하더라도 회사에서 회식비를 지원해 주는 경우도 드물다고 한다. 따라서 회식은 있지만 자주 하는 경우는 없으며, 만약 하더라도 1차에서 간단하게 식사 정도만 하고 끝내는 게 대다수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들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가 더 경제규모가 크거나 더 잘 산다고 볼 수 없다. “회식”이라는 것을 안 해도 충분히 회사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회식”은 대한민국에서 좀 독특하게 발전한 문화라고 볼 수 있다. 1960년대 전쟁의 폐허에서 가난에 허덕이던 시절에 국민 영웅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새마을 운동을 시작하면서 군대 문화적인 “까라만 까~” 를 시전 하시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해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룬 바~ “회식”은 군대식의 희생정신을 강요하는 문화로 직장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것이지 않을까?

조직의 유대감과 단결력을 강조하고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술”을 잘 마셔야 했던 “회식”은 언뜻 올드하게 보이고 구 시대적이기도 하다. 그런 “회식” 문화가 2020년 현재까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내면에 “회식”이라는 문화가 아직도 뿌리깊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한장면 – tvN

물론 “회식” 이라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필자인 나도 회식을 싫어하진 않는다. 사회 신입 시절부터 지금까지 “회식”이 나름 괜찮았던 이유는 혼자였던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 좋았던 거 같다. 뭐 회식 메뉴야 고기, 회 등으로 메뉴가 거기서 거기지만 자취 생활을 하는 내게는 나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모르는 사람들과 “술” 한잔 하게 되면서 그 사람의 대략적인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서 괜찮은 점도 있다. 직장을 다닌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같은 팀원이라고 해도 그 사람과 말을 섞을 기회가 얼마나 많이 있겠는가? 반 강제적이긴 하지만 “술”을 먹으면서 약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몰랐던 그 사람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던 것. 

기타 직장 동료끼리 어렵고 힘든 점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하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리가 “회식” 자리이다. 이처럼 “회식”은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닌 나름 장점도 존재한다. 

“회식”은 나쁜 문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회식”이 가져오는 역 효과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회식”을 하는 당시에는 누군가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개인 시간 뺏기기, 숙취 후유증, 어색한 분위기 등으로 “회식”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회식”을 하지 않아도 직장 문화는 잘 돌아가고 경제 성장은 잘 이루어진다. 꼰대들이 얘기하는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술”을 잘 마시지 않아도 경제는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제 더 이상 강제 회식은 금물

이제 “회식”은 친지와 가족들과 하자 – Pixabay

나 조차도 “회식”은 사실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에 윗 직급으로 올라가면서 “회식”의 필요성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회식”은 친한 직장 동료들과만 하고 있다. 그 자리를 원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강요하거나 부르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회식”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아주 분명한 문화이다. 우리나라도 점점 개개인을 존중해 주는 문화로 바뀌면서 젊은 세대들의 “회식”에 대한 반감이 점점 늘어나는 거 같다. 사실 나 조차도 “회식”을 하고 나서 후유증은 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 “회식”은 이제는 직장 동료들이 업무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반 강제적으로 “술”을 마셔야 하는 문화로 이어지면 안 된다. “회식”이라는 것은 편안하고 생산적인 자리가 되어야 되는데, 대한민국의 “회식”은 불편하고 어렵고 또한 가학적이기 까지 한다.  

내가 윗 상사가 되면 가장 먼저 없앨 문화는 회식이다. 즉 기존의 가학적인 반 강제 “회식” 문화를 없야겠다는 뜻이다. 친한 직장 동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누가 뭐라 할 수 없다. 그들끼리 모이는 것은 그래도 즐겁지 않은가? 하지만 반 강제적인 회사의 “회식”은 오히려 후유증과 생산성만 저하시키고 말 것이다. 

또한 “회식비”라는 것도 없애야 겠다. “회식비” 라는 존재 자체가 직장 동료들끼리 “회식” 문화를 부추기는 거 같다. 이놈의 “회식비”를 없애버려야 “회식”을 하지 않을 테니까. 

차라리 주기적으로 일과 중(점심)에 고급 레스토랑이나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훨씬 괜찮지 않은가? 일과 끝나고 밤에 “회식” 하느라 몸도 힘들고 숙취로 고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행위를 하는 것보다 나을 거 같다. 

우리 이제 어색한 직장인들끼리 다시는 저녁에 회식으로 만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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