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생 때는 한창 “싸이월드”가 유행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지금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서비스가 대중화되었지만 2000년대 중반~후반까지 싸이월드는 원조 SNS 격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유명인들이 “싸이월드”를 통해 자신들의 근황과 소식을 전하는 창구가 되었다.
싸이월드는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서비스가 출시 되기 이전부터 한창 서비스를 하던 원조 SNS라고 불릴만하다. 당시에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아닌 PC 인터넷이 주 환경이었기 때문에 PC에서 개인 미니홈피를 운영하게 하는 싸이월드의 전략은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사용자들이 주로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당시만 해도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꽤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30대 대부분이 싸이월드에 가입하여 미니홈피를 개설하였으며 연인들 사이에서는 싸이월드를 통해 연인 사이를 증명하기도 했다.
또한 유명 연예인들의 싸이월드 방문자 수가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그 연예인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싸이월드는 인기 있는 서비스였고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누구나 이용하는 서비스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싸이월드였지만 모바일 환경이 시작되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내 기울어져가는 서비스로 전락하고 말았다. PC의 웹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었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 웹 환경으로 전환에 실패했고 자연스레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서비스로 전환을 이루게 된다.
십수년이 지난 2015년쯤에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거의 영화가 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인수를 할 정도로 이용자가 엄청난 서비스였으나 이미 SK에서는 매각을 진행했고 이용자가 급속도로 쪼그라들어서 망하기 직전까지 갔었다.
미니홈피에 저장되어 있었던 사진을 백업하라는 공지가 떠서 백업을 하려고 했으나 접속 폭주로 제대로 백업을 못 받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렇게 싸이월드는 저편 너머로 사라져 가는 중이었다.
그래도 생명력을 질겼던지 전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씨가 인수를 하여 재개를 노렸으나 2018~2019년에 직원을 줄퇴사, 임금 및 퇴직금 체불로 이미지를 구겼던 싸이월드.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2021년에 싸이월드를 싸이월드 Z 가 인수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기존 싸이월드의 모든 데이터를 백업 작업을 진행하였고 현재는 완료되었다고 한다. 또한 싸이월드Z 에서 싸이월드를 현재 다시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고 하니 꽤나 관심이 가게 되었다.
위 사진은 싸이월드 공식 사이트의 모습이다. 2022년 6월 현재 정상적으로 잘 접속이 되고 있다.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데이터 복구 작업이라는 메시지가 함께 정상 서비스가 아닌 상태였으나 현재는 정상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하니 반가웠다. 싸이월드는 내가 대학생때 부터 직장인 초년생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서비스이기도 하다. 싸이월드로 친구들과 친목을 다졌으며 연인과도 알콩달콩 추억을 남겼던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이다.
싸이월드 홈에 접속을 해보니 이제 싸이월드는 PC 환경의 웹 환경에서 접속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Only 모바일 환경에서 접속이 가능한 것 같다. 이에 나도 옛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싸이월드 모바일 웹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해 보기로 했다.
싸이월드 모바일 앱 설치 및 접속
싸이월드 앱은 마켓에서 검색하면 손쉽게 다운로드 하여 설치할 수 있다. 나는 안드로이드 폰이니 구글 플레이에서 검색을 하고 다운로드하여 설치를 하였다.
구글 플레이에서 검색한 싸이월드 앱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하여 설치를 한 듯 하다. 무려 100만 회 이상을 다운로드하였으니 그만큼 싸이월드에 관심이 크다는 의미다.
싸이월드 앱 둘러보기
싸이월드 앱으로 다시 접속을 해보기로 했다. 설치를 하고 나서 앱을 실행시키면 자신의 계정과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화면이 나온다. 일단은 내 계정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계정 찾기로 찾은 다음에 패스워드를 초기화시키는 작업을 했다. 이때 본인 인증 절차가 있기 때문에 다소 귀찮은 절차를 꽤나 해야 한다.
다행이도 내 계정은 아직까지 잘 존재하고 있었다. 패스워드를 다시 설정한 후 내 계정으로 접속하니 내 이름으로 된 미니홈피를 볼 수 있었다.
처음에 접속 화면은 위와 같이 “싸이 생활”이라는 모습이다. 여기에 오늘 방문자수와 일촌신청, 일촌 리스트가 쭉 나열된다. 예전 느낌을 모바일 화면으로 잘 살려놓았다.
여기서 자신의 미니홈피를 들어가려면 위 그림에서 하단의 “미니홈피” 버튼을 누르면 된다.
현재 내 미니홈피의 모습이다. 모바일 앱으로 나름 예전 모습을 많이 되살려 놓았다. 아.. 추억이 새로 돋는 거 같다. 참고로 싸이월드 모바일 앱을 처음 다운로드하여서 접속을 하게 되면 사진첩이 바로 로딩이 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조금 기다리면 내 사진들이 로딩이 될 것이다.
일단 가장 궁금한 것은 사진첩이다. 싸이월드에서는 사진 복구가 완료가 되었다고 하는데 진짜 복구가 되어있는지 궁금했다.
사진첩을 클릭하면 위와 같이 리스트가 나타난다. 여기서 내 사진첩을 보려면 “미니홈피 사진첩”을 클릭하면 된다. 클릭해보니 예전예 미니홈피에서 만들었던 폴더들이 쭉 나타난다. 다행이었다.
그중에 사진 폴더 하나를 클릭해 봤다. 오~~ 예전에 올려놓았던 사진들이 그대로 있다. 그래서 사진을 클릭해보니 잘 복구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대신에 사진에 달려있던 댓글들은 전부 삭제가 되어 있었다. 싸이월드에서 댓글까지는 복구를 못한 듯했다.
메인 화면에서는 방명록의 글도 한개도 남아있지 않았던 거 같은데 혹시나 해서 방명록을 다시 클릭을 해봤다.
방명록의 경우에도 복구를 하지 못한 듯 하다. 살짝 아쉽긴 했지만 사진을 전부 복구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뭐 방명록은 다시 누군가 작성해주면 되니깐.
다이어리의 경우에도 아예 리스트가 없는데 요것도 한번 확인해 보기로 했다.
다이어리를 클릭해 보니 요렇게 열심히 복구를 하고 있다는 공지글을 볼 수 있었다. 여전히 싸이월드 쪽에서 복구를 진행 중인가 보다.
싸이월드의 재미 중에 하나는 지금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같이 “일촌” 기능이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일촌이 총 37명인데 일촌 리스트를 한번 클릭해 봤다.
클릭해 보니 예전 인맥들이 쭉 떠오른다. 이 중에서 현재 연락을 하고 지내는 일촌은… 아쉽게도 딱 두명밖에 없었다. 학교 다닐 적의 인맥들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연락하고 지내기가 쉽지 않은 듯했다.
예전 싸이월드는 “쥬크박스” 나 “선물가게” 등으로 매출을 올리는 수익 모델이었는데 현재도 그렇게 할까? 궁금해서 일단 쥬크박스부터 놀러 보기로 했다.
쥬크박스를 눌러보니 디폴트로 들어있는 음원이 보인다. 이거 외에 음원을 추가로 구입하거나 하는 옵션은 딱히 보이지 않았다. 아직 준비 중인가 보다.
선물가게에 들어보니 미니미 캐릭터 들을 판매하고 있는 거 같긴 하다. 그리고 가격표엔 도토리 가격이 붙어있다. 현재도 싸이월드에서 요런 캐릭터들이 판매가 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의 수익 모델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 거 같긴 하다.
그럼 도토리도 여전히 판매하고 있을까? 한번 확인해 봤다.
싸이월드 앱에서 “더보기” 클릭후에 도토리 충전하기를 누르니 오른쪽 위와 같이 도토리를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예전과 비슷하게 도토리로 수익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거의 십수년만에 다시 접속한 “싸이월드”. 이제는 PC 환경이 아닌 모바일에서만 접속하게끔 환경이 바뀌었지만 예전 싸이월드의 특징은 미니홈피의 사진첩, 일촌, 방명록, 다이어리 등의 기능은 여전히 존재했다. 그리고 도토리를 통해 캐릭터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도 동일했다.
다시 돌아보니 예전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싸이월드 꾸미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싸이월드에 있던 사진들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사진들이 꽤나 많았다. 그래서 다시 돌아온 싸이월드에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얼마나 존속할지는 정말 알수없다. 이용자가 많이 늘어 활성화가 되지 않는 이상 서비스 지속은 어렵기 때문이다. 다소 우려되는 점은 싸이월드가 여전히 예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싸이월드가 제2의 트위터나 제2의 인스타그램처럼 재 도약을 할만한 플랫폼을 개발한다면 아마 카카오톡 이후로 유니콘 기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전 방식으로 계속 운영된다면 단순히 예전 사용자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 외에는 사용자들에게 구미를 당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난 “싸이월드”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