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건물주라면?
대한민국에서 “건물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수입”이 많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여기 한 건물주가 있습니다.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다세대 빌라를 구입하게 됩니다. 꽤나 이른 나이에 “건물주”에 등극하게 된 거지요. 그런데 그는 건물주가 되면서 시련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건물주가 되었데 시련이라니? 다소 의아했지만 그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어보고 나서 그가 왜 시련을 겪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건물주는 이력이 꽤나 독특합니다. 30대 초반의 나이가 건물주가 되었는데 당시의 직업이 “SW 개발자” 였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유명한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등의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실력있는 개발자였다는 것이지요.

우연히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건물주가 된 개발자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현재까지 IT 관련 회사에 종사해 있고 개발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무척이나 그의 이야기가 끌렸습니다.
저 또한 현재도 “시간의 자유”를 얻고 싶고 굳이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떻게 30대 초반에 건물주가 되었고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이뤘는지도요.
책을 출간했다고 하니 당연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사볼까? 하다가 얼마전 책을 구입을 많이 해놔서 책장에 자리가 없는지라… 이번에는 동네 근처의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검색해 보니 비치가 되어 있네요. 바로 대여를 해서 차근차근 읽어봤습니다.
초보 건물주의 좌충우돌 건물주 운영기
저자의 책 제목은 꽤나 독특합니다. “건물주의 기쁨과 슬픔” 인데 부제가 “왜 나는 월 500 임대료를 포기하는가” 입니다.
건물주가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임대료 수익” 아닐까요? 그런데 월 500만원 씩이나 되는 임대료를 포기한다니… 약간 제목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저자는 직장에 다니면서 서울 한 지역에 있는 “8억원” 짜리 원룸 빌라 건물을 2013년에 매입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전세금 4억과 당시 건물주의 대출 2억원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추가로 1억 3천만원의 자기 돈만 투입하면 건물을 구입하는게 가능했다고 합니다.
30대 초반에 자기돈으로 건물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흔치 않은데, 8억이나 하는 건물을 구입하는 것도 경제적 능력이 꽤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에 1억도 모으지 못했거든요.
저자의 얘기로는 당시에 “네이버” 를 다니고 있었고 첫월급이 150만원부터 시작해서 아끼는 습관을 들이고 모아서 건물을 구입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네이버를 다닐 당시에는 연봉을 꽤 받았던거 같습니다.
별도의 투자를 하지 않고 월급을 모아 건물을 샀다고 하니 어쨌든 대단한건 맞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당시에 월 “2백만원” 정도 나오는 임대료 수익을 기대하고 건물주의 기쁨을 누릴줄 알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건물주의 삶은 쉬운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일단 저자가 건물을 사게 된 계기는 단순히 “어머니”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사갈 집을 알아보던 도중에 어머니가 봐둔 원룸 건물이 있었고 잘 확인했으니 월수입 2백만원이 나온다는 말에 혹했던 거지요.
당시에 저자는 “부동산” 이나 “금융”에 전무한 상황이었다고 하네요. 건물을 봤으나 잠깐 훎어본거 외에는 이 건물에 대한 가치나 매수해야할 요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구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까막눈이 상태로 구입하게 된겁니다.
그렇게 구입하게 된 건물은 저자하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었다고 하네요. 세입자의 사사건건 요청사항에서 부터 주변 건물주들과의 갈등, 특히 옆 건물의 건물주와의 마찰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게 된 이야기 등등.
컴퓨터가 좋아서 개발자를 시작했고 코드 짜는 걸 좋아하는 청년이 화장실의 변기가 막히거나 에어컨이 안나온다는 등의 요청을 처리할때 느꼈던 감정들도 책에 언급이 되어 있었습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다 보니 이런 요인들 때문에 회사 업무에 집중도 못한 상황도 많았다네요.
특히 옆 건물주와는 극한 갈등으로 인해 소송까지 가게 됐고 개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된 이야기들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결국 먼저 수그리고 들어가서 선물을 주면서까지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저자의 에피소드들도 소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밖에 건물을 관리하면서 노후화된 시설들을 고치고 처리하느라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방수공사를 맡기려고 했지만 공사 업자들의 가격 부풀리기나 대충 처리하려는 마인드에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고 하네요.
건물주 생활 처음에는 세입자들의 이런 저런 민원 요청에 저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게 없어서 외부에 돈을 주고 맡겼지만 인건비를 터무니 없게 부르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직접 유튜브를 보고 배워서 보일러 수리나 배관 교체등의 작업을 직접 한 사연도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ㅎ 우리가 봤던 건물주가 실상을 결코 쉽지 않았다는걸 몸소 체험했다고 하는군요.
그 밖에 세입자를 구하는 것에 애를 먹어서 직접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세입자를 끌어들이는 노력까지 한 저자의 모습을 보고 역시 돈버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는걸 깨닫게 됩니다. 저자도 직접 스스로가 “건물주 노릇”이 결코 쉽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결국 건물주를 포기한 이유
저자가 스스로 건물을 관리하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와 노하우들 덕분에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건물주도 하나의 “경영”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네요.
시간이 흘러서 “월 500백만원” 의 수익을 올리게 되었지만 그는 직장을 은퇴하면서 시작한 “앱 개발” 덕분에 앱 개발 수익이 회사 다닐때 월급보다 많아지면서 건물주에 대한 미련이 없었다고 합니다.
“앱 개발 > 건물주 관리” 가 훨씬 스트레스도 적고 관리도 편하다고 느꼈다고 하는군요. 특히 앱 개발은 본인이 좋아하는 SW 개발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자 투입 시간 대비 시간적 여유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특히 저자는 건물주 생활에 자신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동안 스스로 부딪치면서 터득한 건물 운영이지만 워낙 신경써야 할게 많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다보니 과감히 내려놓고 결국 건물을 매도하였다고 합니다.
월 수입 5백만원을 포기해는 것도 아깝긴 하지만 가족들과의 많은 시간과 여유를 더 중요시 하는 저자는 건물주 생활을 청산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던거 같습니다. 건물 관리로 많은 걸 배웠고 특히 사업적 마인드를 키우게 되어서 현재 앱 서비스에 집중하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저도 글쓴이의 생각에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실 글쓴이의 말대로 건물 관리를 하는게 결코 쉽지 않을꺼 같습니다. 세입자를 들이는 것부터 민원 처리와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이 결코 만만치 않았을꺼 같네요.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보니 직장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인간 관계” 입니다. 좋은 동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동료들도 꽤 많거든요. 특히 사람은 각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분명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특히 SW 개발자 출신들은 사람보다 “컴퓨터” 와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아서 사람과의 잦은 대면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편이네요 ㅎ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삶이 부러운건 분명합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건물주로 시작해서 충분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충분한 커리어를 쌓은 뒤 자신만의 서비스를 만들어서 성공하기까지….
대신에 저자의 말 중에 기억나는 문구가 있습니다.
우리가 건물주를 부러워 하지만 건물주로 수익을 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즉 어떤 일이든지 “돈 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건물주의 실제 모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