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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0.98 명의 현실. 애 낳기 무서운 대한민국

저는 직장인 입니다. 결혼도 했고, 생활할 수 있는 집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아이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안가지는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그러나 빨리 가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이 아이가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 어느 기사를 봤는데요, 생각보다 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더군요.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인데요, 여성 1명당 0.98 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고 합니다.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아이의 수가 1명이 채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선진국 모임 클럽인 OECD 국가중에서도 최 하위권이며,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하네요. 2016년 통계로 봤을때 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68 명으로 우리나라 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 국가중에 거의 유일하게 출산율이 0명 대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혹시 우리나라에 무슨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출산율 ‘1명’ 사상 첫 붕괴…OECD 회원국 중 유일

20대에 결혼하는 것은 이제 옛말? 

저의 부모님은 두분다 20대에 결혼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27, 어머니가 23세 때 입니다. 전쟁의 폐허에서 태어난 ‘전후 세대’입니다. 이때는 소위 ‘베이비 붐’ 세대로써 출산율이 거의 4명에 육박했던 시대입니다. 집의 곳곳에서는 아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배를 굶주리던 ‘보릿고개’를 겪어도 자식은 꼭 있어야 된다는 신념으로 무수히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이때 워낙 출산율이 높다보니, 우리나라 인구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따라서 그 전후 세대들은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인해 한집에 최대 3명 정도로 아이를 낳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들도 그 영향을 받아서 저희는 아이가 저 포함 둘입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거의 2명대를 유지한거 같습니다. 보통 성인 남성은 26~28세 이전에, 성인 여성은 20 ~ 24세 정도에 결혼을 했으니까요. 1970 ~ 1980년대에 결혼한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20대에 결혼을 못하면 노총각, 노처녀 소리를 듣던 시절이었던거 같습니다. 노총각의 기준이 30세 이후, 노처녀도 20대 후반을 넘기면 들었던거 같네요. 

이 시기에는 남녀가 결혼하는것은 당연히 되었고, 결혼하면 반드시 아이를 낳는 것도 당연시 되다시피 했습니다. 결혼도 필수였고요, 아이를 빨리 낳아서 부모님들께 예쁜 손주를 얼른 보여주는게 효도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워낙 유교적 문화에 힘입어 사내아이를 출산하면 여성들은 시부모님께 예쁨을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절만 하더라도 아이를 낳는것은 너무나 당연시 되었던 시기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만 해도 아이들이 워낙 많아서 한반에 60명을 넘었었고, 교실이 부족해서 2부제(오전/오후로 한 교실에 2개의 반이 수업을 나눠서 함)를 운영했습니다. 제가 초 4학년때부터 2부제를 하지 않게 되었고 거의 한반에 55명 정도 되었던거 같네요. 

하지만 요즘은 어떨까요? 


주변을 돌아보면 20대에 결혼하는 커플들이 정말 드뭅니다. 20대에 결혼하는 커플들을 보면 ‘벌써부터 결혼을 하느냐고’ 오히려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보통 남녀 초혼 연령이 30대 초반이고, 평균은 남자는 34세 정도, 여성은 31세 정도라고 통계에 발표되기도 합니다. 

저도 34살에 결혼을 했습니다. 와이프도 33살에 결혼을 한게 되네요. 저희는 뭐 평균인거 같습니다ㅋ 주변에 결혼식을 찾아가보면 30대 중반이 보통이고요, 30대 후반, 40대 초반도 부지기수 입니다. 물론 여성분들도 30대 중 ~ 후반에 결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20대는 뭐 너무 어려서 결혼하기 아깝다고 하고, 30대 초반만 되더라도 아직 결혼할때가 아닌데…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여성은 조금 더 연령대가 낮습니다. )  

요즘은 30대 초중반에 첫 임신을 하는 여성의 분포가 매우 높다.

결혼이 늦어지니 자연스레 산모의 연령대도 많이 올라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첫 임신을 하는 연령대가 이제는 30대 초반이 제일 많고, 30대 중~후반에 첫 임신을 하는 여성들도 그 비율이 꽤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2018년 통계를 봤을때, 출산율이 0.98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아이를 낳는 여성들이 줄어든것도 있지만,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커플, 결혼을 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출산율이 0.98로 떨어진 것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최 하위권이라고 합니다. 즉 여성 한명당 평생 아이를 1명도 채 낳지 않는단 뜻입니다. 남녀가 결혼하여 2명을 낳아야 인구가 유지가 되는데, 1명도 모자라 1명을 채 낳지 않으니, 우리나라는 자연스레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정부나 언론에서는 한국의 출산율이 0.98이 되었다는 소식에 호들갑들입니다. 인구 감소에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니 미래에는 한국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거나 혹은 해도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 왜 아이를 안낳는 걸까요?

경제적인 이유? 

사실 현재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남녀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서 결혼을 하기 두렵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IMF 이후에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우리나라에는 자유 경쟁 경제 체제가 가속화 되면서 일반 사기업에 다니는 것은 내 미래를 더이상 안정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실업자와 발생하고 기업이 파산하면서 가정 경제가 파탄이 났지요. 물론 몇년만에 IMF 체제는 극복이 되었다고 하지만 자유 경제는 여전히 유지되어서 아무리 좋은 대기업에 다녀도 언제 짤릴지 모르는 불안한 직장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래서 공기업/공무원등의 안정적인 직업군이 선호되었고, 이런 직업군 외에 일반 사기업에 다니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점점 성장하지만, 효율성을 중시한 기업들은 일자리 규모를 줄이고 외주화 함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없어져만 갔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취업 빈곤층이 생겨났고, 이와 더불어 취업난이 극심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의 결혼 시기가 점점 늦춰지게 된것입니다. 

결혼을 하려면 신혼집이 있어야 하고,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한데, 솔직히 부모님들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어느정도 괜찮은 신혼집을 구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좋은 기업에 취직을 해도 사회 초년생이 요즘같이 비싼 집값을 지불해가며 집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청년들이 취업이 되질 않는데, 결혼을 하더라도 생활을 유지하기가 당연히 어렵겠죠?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청년들은 당연히 결혼을 늦추거나 기피를 할수 밖에 없을꺼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한국

이제는 아이를 누구도 의무적으로 낳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는게 선택이 되었습니다. 만약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안낳는 커플들이 꽤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려운 미래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최근의 금수저/흙수저 논란은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대한민국은 자원은 빈약하고 좁은 국토에 비해 인구가 많은 사람밖에 없는 나라입니다. 풍부한 노동력으로 인해 경제 발전은 이루었지만, 그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해지는 양극화가 점점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살펴보면 계층의 이동을 할 수 있는 사다리를 끊어버리는 행위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돈으로 법과 질서가 무너지고 공평한 기회가 누구에게나 돌아가지 않게 되어 버렸죠. 좋은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법은 가진자에게 유리하며, 교육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이에 실망을 느낀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게 되버린 것입니다. 

아이를 낳아도 그 아이들이 겪을 미래가 암울하기 때문입니다. 유치원때부터 사교육의 늪에 빠져서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교육 과정을 쫒아가기 힘든 무한 경쟁 체제를 어렸을때 부터 경험합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입시의 굴레에 빠져 가장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며,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받게 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을 간들… 좋은 일자리를 갖기도 어려워서 이내 실망하고 자신을 탓하게 됩니다. 

이런 현실을 겪는 청년들은 당연히 미래의 내 아이에게 이런 현실을 물려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안낳고 말지…..

개인주의적 성향, 이제 더이상 나라를 위해 희생하지 않겠다! 

현재 청년들은 국가에 충성하여 희생한다는 국가주의적 관념을 벗어난지 오래다.

최근에 포털 사이트의 까페의 글들을 읽어보면 이런 유행어가 있습니다. ‘추노’. 추노는 몇년전에 KBS에서 방영한 인기 사극 드라마의 제목인데요. 이 드라마를 보면 주 테마는 도망친 노비를 잡아오면서 겪게 되는 일화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신분제도가 있었는데, 그중에 최 하층민인 노비는 주인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계층입니다. 그중에는 주인의 폭력이나 학대에 못참고 도망치는 노비들이 많았던거 같은데요, 이 노비들을 잡아오는 일을 하는 직업들이 있었나 봅니다. 이른바 ‘추노꾼’ 이라고 하더군요. 

드라마에서 워낙 배우들이 연기들을 잘해서 저도 재밌게 봤었는데, 이 ‘추노’라는 단어가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유인즉 요즘 중소기업이 워낙 인력난이 심각한데, 사실 이 인력낙은 다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급여에서부터 대기업과 차이가 나고, 시스템이 엉망이고, 기업 사주가 마음대로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도 더 힘들고 복지도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매우 기피하는 경향을 갖게 되었는데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괜히 청년들이 힘들다고 해서 그만두는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도저히 못견디고 도망치듯 퇴사하는 것을 ‘추노’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닐꺼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소기업인데, 이 들 중소기업이 청년들이 기피하면 당연히 경제에도 악영향이 끼칠텐데요, 그럼에도 이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꺼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업문화도 문제가 심각한데, 지난 70~80년대의 경제발전 시기의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경제가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현장에서는 노동자와 직장인들을 마치 조선시대의 ‘노비’마냥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즉 조선시대의 노비와 현재 기업의 노동자와 크게 다를께 없다는 뜻입니다. 

현재 청년들은 막무가내의 업무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리고 부당하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기업 문화에 대해서 많은 불만과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업무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더더욱 청년들이 잦은 퇴사와 이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중에 하나는 더이상 불합리한 지시에는 따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안정되지 않은 일자리를 전전하면서 결국에는 공기업/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됩니다. 사실 청년들은 많은걸 바라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합리적인 기업문화, 저녁이 있는 삶 들입니다. 저녁이 있어야 이성도 만나고 결혼도 할텐데 그런 조건들을 충족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고 애도 낳지 않게 됩니다. 

이제 청년들이 기업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기성 세대의 생각을 버려야 될꺼 같습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사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일수록 청년들이 결혼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에는 결혼보다는 동거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네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동거를 금기시 하는 편이라 동거의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결혼 인구도 점점 주는 추세입니다. 

반면에 선진국들은 출산율은 1명을 넘고 있습니다. 그만큼 출산에 대한 대책을 나름 많이 내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애를 키울 환경을 국가에서 나서서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나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펴고 있고,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뭔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청년들이 애를 낳기 위한 환경에 대해 많은 것을 바라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신혼 부부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집과 아이를 낳으면 돌봐줄수 있는 보육시설. 그리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저녁이 있는 삶입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할려고 해도 워낙 높은 집값에 집을 구하기 어려우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면 그 시간에 애를 봐줄 누군가는 필요한데 이런 점이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으니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애를 키우기가 어려우며, 교육을 시키려고 해도 사교육을 해야 되는 현실에 애를 키우기가 무섭습니다. 직장에서는 퇴근하지 않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빠 얼굴도 잃어버린 아이들이 많습니다. 

현실은 이렇지만 정부의 정책은 자꾸 헛다리를 짚는거 같습니다. 출산을 하면 얼마 지급, 임신을 하면 얼마 지급…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요? 불필요하게 자꾸 돈만 쏟아붓는다고 해서 출산율이 높아질꺼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아이를 낳고는 싶지만 둘 이상은 낳을 자신이 없습니다. 두 아이의 어린이집 보육비에 교육비를 감당하기기 부담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 하나만 낳을 생각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빨리 낳고는 싶지 않습니다. 

아마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보육의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자연스레 출산율은 높아질 것입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아이를 키우는 환경에 개선되면 자연스레 청년들은 아이를 낳을수 있게 될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누구나 노력하면 경제적으로 댓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그리고 “기회는 공정”하다면 자연스레 출산율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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