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4일 월요일 아침. 늘상 똑같이 출근할 준비를 하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집을 나섰다. 유난히 올 겨울은 따뜻했었는데, 이제 완연한 봄이 왔는지 차를 몰고 가는 출근길은 날이 확 풀린 느낌이다.
여김없이 고속도로는 특정 구간이 되면 막히기 시작한다. 이번 주말 뉴스와 온라인의 언론들에게서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세와 더불어 하루종일 확진자와 급격한 증가와 현 상황이 매우 위급함을 알렸지만, 나와 내 가족은 나름 평온했다. 주말에 밖에를 통 나가지 않았을 뿐더러, 늘사 해오던 와이프의 종교활동도 현 상황이 심각함을 느끼고 절대 참여하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했기 때문에,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출근길 고속도로가 막히는 것은 늘상 똑같았고 매 한가지였다고 느꼈다. 출근길에 무슨 별일이 있겠느냐?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 주를 또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나름 피곤하기도 하다. (원래 월요일 아침은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시작할 생각에 늘상 피곤했다.)
전날 사내 메신저로 회사 출입시 전 직원 마스크를 필수 착용하라는 내용이 약간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뭐 별일이 있을것인가? 라고 생각하고 회사에 도착할 즈음에 길거리를 보니 생각보다 너무 한산했다. 원래 이렇게 이 도로가 한산할 수가 없는데… 라고 중얼거리면서 회사에 출근했고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느닷없는 재택 근무 지시
출근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주변 동료들의 안부 인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애들 어린이집 휴원했어?”, “유치원 개학이 연기되었다며? 애들 어디다 맡기지?” 등등… 어린 아이들의 아빠들인 유부남 동료들이 서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그렇다. 2020년 2월 23일부로 교육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유치원 및 초중고 학교들에게 일주일 개학 연기를 지시하였다고 했다. 아직 아이가 없는 내겐 특별히 와닿지 않았지만 어린 아이들이 자녀로 있는 동료들은 그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다들 아이들을 어떻게 하고 어디다 맡길지 고민하고 있었다. 잠깐 티타임을 가졌을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부모님께 일단 맡겨라…” 정도 였다. 물론 현재 “코로나19” 비상사태로 인해 그것도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전 직원 전달사항이 내려왔다. 각 팀별로 잠깐 호출을 하길래 얘기를 들어보니, 재택근무를 함으로써 불편하거나 어려운 이유를 말하라는 것이다. 엥? 갑자기 재택근무? 갑자기 당황스러웠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이 아니라 민간 사기업이다. 왠만해선 재택 근무를 시키지 않는데 2월 24일 월요일 오전부터 “재택 근무” 얘기가 나온 것이다.
내 직장 생활 십 몇년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껏 회사를 다니면서 “재택 근무” 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2020년 2월 24일 부로 난생 처음 “재택 근무” 라는 것을 해 보기 직전이다.
내가 속해 있는 팀의 팀장은 재택 근무를 하는데에 어려움이 있거나 지장이 크게 있는게 아니라면 오늘 퇴근 부로 당장 재택 근무를 시행하라고 했다. 다소 혼란스러웠다. 그 이유는 과연 집에서 일을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것이다. 어쨌거나 이미 “재택 근무”는 기정 사실화 되고 2월 25일 부터는 집에서 PC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일단 이 소식을 와이프에게 전달하니, 와이프는 “재택 근무”를 좋아하는 눈치다. 물론 나도 재택 근무가 싫지만은 않다. 출퇴근에 많은 시간과 힘을 들이고, 회사에서 남들 눈치보느라 어느정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좋은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재택 근무”를 할 정도로 현재 대한민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충격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는 의미가 된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 직장 동료들과 함께 현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얘기를 해봤다. 아직 서로간에 크게 와닿은 부분은 없지만, 회사 근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동했다는 이유로 관할 시청이나 기관에서 아무래도 지시가 내려온거 같다고 했다. 이에 근방에 있던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만약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에는 아무래도 재직중인 회사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조치 차원에서 당분간 폐쇄하기로 결정한 듯 하다.
“코로나 19″의 충격파가 미치는 효과
아직 내 주변인들이나 직장동료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람은 없다. 하지만 3~4일 전부터 “코로나 19” 확진자의 숫자는 국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전국으로 확산되는것은 시간문제다.
오늘 아침에 보니 벌서 확진자 숫자가 800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본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것이다. ( 일본은 크루즈선 제외하면 아직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신천지” 신도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현재 “신천지”가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전염도 무척 빠르고 단지 대화만 했다는 이유로 전염이 되는 극악무도한 전염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매우 공포스럽다.
몇년전 “메르스” 때에도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온 나라를 뒤덮었지만, 현재 “코로나19″는 그 공포가 생각보다 더한거 같다. “메르스” 때에도 직장 폐쇄나 재택 근무가 이루어 지지 않았건만 현재는 누군가 근방에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그 장소는 폐쇄가 이루어 지고 있다.
즉, 실제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할정도로 “코로나19″는 그 위세가 매우 강렬하다.
“코로나 19″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일단 나같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재택 근무 혹은 직장 폐쇄가 이루어지면 경제 활동이 상당히 위축이 되기 마련이다. 당연히 “코로나 19″가 위세를 떨치는 기간에는 경제 성장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감염의 공포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대외 활동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서로간의 불신으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갑자기 급증한 확진자들이 격리 치료 되기 전에 이미 타 지역에 건너가 접촉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잠재적 보균자가 이미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즉 위의 사진속 영화 “감기” 처럼 현재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코로나 19″의 감염에 대한 공포를 누구나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대한민국과 일본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따라서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인, 결혼식장, 장례식장, 학교, 병원,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장소들은 아예 사람이 없는 곳이 태반이다. 폐쇄된 곳도 많고 설마 열고 있더라도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결혼이 예정되어 있던 신혼 부부들은 참 현재 상황이 원망스러울 것이다.
나의 “재택 근무”가 확정된 상황에서 걱정이 된 나머지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 부모님은 현 상황이 매우 공포스럽다고 했다. 확실히 나이가 든 사람들은 “코로나19″의 공포가 더 심한듯 하다. 감염이 될까봐 이미 가게 문은 열고 있지 않으며, 설사 열더라도 찾아오는 손님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상황을 부모님은 이렇게 표현했다.
“총성없는 전쟁터”
“코로나19″의 충격파는 언제까지일까?
처음에는 얼마 없던 확진자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 상황은 정말 한치앞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상황이 위중함을 느꼈는지 위기 상태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2009년에 경험했던 “신종 플루”는 나 역시도 걸렸었지만 그렇게 감염의 공포나 죽음의 공포가 드리우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의 “코로나19″는 중국에서만 이미 2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하는 어마무시한 질병으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12월 초부터 유행했다고 해도 고작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벌써 8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오고 있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알수가 없다. 경제가 침체되고 사람들이 밖을 나가지 않는 상황이 되니 금일 주가는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그러나 현 상황을 경제가 중요한 상황이 아닌거 같다. 오늘 통화한 부모님의 말처럼 “총성없는 전쟁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심스레 들기 시작한다. 이미 나 부터가 직장 폐쇠라는 조치와 함께 “재택 근무”가 시작되서인지 그 여파를 이렇게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나도 언제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르는 걱정과 공포가 함께 내재되어 있다.
이렇게 질병이 무서운 존재였던가? 인류가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위생관념이 생긴뒤로 병을 하나 둘씩 정복해 갔지만 아직도 우리는 병에 걸려서 결국 죽는다. 그러나 이렇게 전혀 예상하지도, 생각지도 못한 바이러스들이 출몰할때는 인간은 무방비로 대응하다 갑자기 죽는 사례가 속출한다. 그만큼 새로운 질병은 우리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다소 우려스러운 상황속에서 “코로나19″가 언제까지 활개를 칠지는 아직 예측 불가이기 하지만 언젠가는 잠잠해 질꺼라고 생각은 한다. 그러나 과연 언제까지 “코로나19″가 계속 될지는 정말 알수가 없다. 정말 우리가 걱정하는 “총칼 없는 전쟁터”가 될수도, 갑자기 사라질수도 있는 것이다.
“재택 근무”를 한다고 나름 좋아했지만 현 상황은 꽤 심각한 상태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어느 누가 갑자기 “코로나19″에 감염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더 이상의 확산 사태가 벌어지지 않고 평범했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누구나가 전쟁터 같은 상황을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