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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는 끝났지만 식당에 일할사람이 없다? 서비스업 외면하는 사람들

2019년 “슈가맨 3″에 출연했던 가수 양준일

서비스업은 이제 사람이 없다?

2019년 12월, 와이프가 내게 TV를 같이 보자고 했다. 엥 뭐라고? 그 말을 들은 나는 와이프의 그런 반응이 신기했다. 그 이유는 와이프는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 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와이프가 내게 TV를 같이 보자고 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뭐를 보자고 하길래 그런가~ 하고 같이 TV 화면 속을 쳐다봤다. 

방송은 JTBC 였다. 평상시에 자주 보지 않는 채널이다. 거기서 “슈가맨” 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는데 왠 훤칠하고 잘생긴 아저씨가 굉장한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닌가?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양준일” 이다. 

1990년대 데뷔를 하고 나서 파격적인 패션과 노래로 주목을 받았지만 주변에 안티와 방해로 인해 정상적인 가수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2000년대 초반에 한국으로 돌아와 가수 활동을 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가수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그렇다. 그는 재미교포 출신이다. 한국 문화보다는 미국이나 서양 문화에 더 익숙한 미국인이다. 가수 활동을 접은 지 꽤 시간이 흐르고 나이도 50이 가까웠지만 그의 노래와 춤 실력은 방송으로 봤을 때 꽤나 있었고 요즘 가수들 못지않았다. 

그런 그가 2019년 슈가맨 방송에서 꽤나 유명해진 멘트가 있는데 난 그 멘트를 듣고 꽤나 충격을 받았다. 그게 뭘까? 

현재 미국의 음식점에서 서빙을 하고 있어요. 방송이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서빙을 해야 될 거 같아요. 이 방송 출연도 써니 누나가 배려해준 덕분이에요. 써니 누나 사랑해요!

핸섬하고 춤과 노래실력이 출중했던 그가 했던 말이다. 물론 과거에 인기 연예인이 현재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해 여러 직업을 가진 경우는 종종 봐왔지만 나이에 비해서 어려 보이더라도 50에 가깝고 가수 생활을 했던 그의 현실을 직접 들었을 때 충격과 더불어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현재 그는 “슈가맨” 이 방영된 이후로 엄청난 주목과 함께 이슈에 중심에 서면서 예전 못지않게 잘 나가는 연예인에 다시 등극했다. 그리고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여기서 얘기하려는 주제는 “양준일” 이 아니다. 

양준일도 했던 서비스업 일자리는 한동안 침체기였다

가수 양준일이 과거에 미국에서 했던 일은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일이다. 서빙은 서비스업종의 대표적인 일자리 중 하나이다.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직원의 모습 – pixabay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일자리는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처음에 익숙지 않더라도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서 금세 적응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 

양준일이 미국에서 서빙 일을 했다는 것은 그의 특기인 노래나 춤으로 수입을 벌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이는 나의 추측일 뿐이다) 따라서 그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했던 일이 “서빙”이었을 것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서비스업 일자리는 경기에 영향을 꽤 받는 업종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서비스 업종 일자리는 자연스레 늘어나게 되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사람들이 지갑을 닫기 때문에 서비스업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 3년간은 서비스업은 엄청난 침체기였다. 그 원인은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다.

코로나가 본격화하던 2020년은 위 기사에서 보듯이 서비스업 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나타나고 있다.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서비스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만약 가수 양준일 씨가 2019년에 슈가맨 방송 출연을 하지 않고 계속 미국에서 서빙 일을 했다면 그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을게 분명하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의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양준일 씨의 슈가맨 방송 출연이 2019년 12월이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하여 퍼진 시점이 2019년 12월이므로 그는 절묘하게 코로나 팬데믹 타이밍에 맞춰서 다시 가수 활동을 한 셈이 된다. 

어쨌거나 2020년을 시작으로 2022년 5월까지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기 약 2년 반 동안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업종은 “서비스업”이다. 식당을 비롯하여 여행업, 항공업, 공연장, 주점, 노래방, PC방, 오락실 등 사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사업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견디지 못하고 직원을 줄이거나 줄줄이 폐업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때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일자리는 당연히 엄청나게 줄어들게 되었고 종사하는 사람들도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거의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줄어든 서비스업 일자리는 2022년 5월 들어 엄청나게 늘기 시작한다. 

활기 도는 서비스업.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도 꽤 오래갈 거 같았지만 결국 주춤해지면서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 같은 방역 지침이 사라지면서 다시 서비스업종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공항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음식점과 술집에는 식사와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최근에는 가수 싸이의 전국 콘서트 공연으로 잡음이 있지만 거의 3년 만에 공연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밖에 PC방, 노래방 등의 시설에도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서 즐기는 중이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묘한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음식점, 술집 등 주로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서비스업 일자리가 최근 들어 다시 많아졌는데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시급을 올려준다고 해도 일하겠다는 사람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사람이 없다 보니 음식점이나 술집 등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자영업자들이 하소연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요즘 방송이나 기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식당이나 술집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3년 전보다 시급도 많이 오른 상황인데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꽤나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대체 일자리 등장 및 서비스업 일자리를 떠난 사람들 

서비스업 일자리는 여전히 구인난을 겪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줄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부족한 일자리를 채우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정부에서도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으로 채우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나 보다.

물론 이런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땜빵식 처방일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왜 서비스업 일자리로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근데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다른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국에서도 서비스업 근로자들의 “자발적 퇴사”가 늘고 있다는 기사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서비스업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고 일손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구인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한국, 미국의 공통점을 한번 되짚어보자. 

바로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되돌아오고 있지 않는 게 비슷하다. 그리고 열악한 근로환경과 저임금 종사자들이 대부분이며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근로” 및 “재택근무” 등을 경험한 것도 비슷하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서비스업종을 떠나 플랫폼 일자리 등으로 옮겨간 게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배달의 민족, 쿠팡, 카카오 대리 등의 플랫폼 등으로 많은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이 옮겨갔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 화제가 된 것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 등의 배달 라이더의 수입에 대한 기사다.

배달 라이더(배달 대행) 기사로 일하면서 2억의 빚을 1년 만에 갚았다는 내용이다. 월 수입이 평균 500~600만 원 정도이고 하루 10시간을 일한다고 한다. 

이 사례 보다도 배달 대행 일을 하면서 월 천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기사도 있다. 정말 사실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배달 대행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배달 대행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괜찮은 수입을 올렸을 것이라 추측한다. 

이밖에도 카카오 대리 등의 플랫폼 기반의 일자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넓게 자리 잡으면서 기존에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많은 일자리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이들 일자리로 수입을 얻는 상황에서 기존 서비스업으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또한 플랫폼 일자리는 꽤 장점이 많다. 

  •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 근무시간이 정해진 게 아니며 자기가 하고 싶을 때 일을 할 수 있다.
  • 직장에서와 같이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을때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된다.
  • 일한 만큼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대신에 직장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똑같은 월급을 받는다.

물론 단점은 있다. 특히 배달 대행 일은 다소 위험에 노출되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닌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현재 서비스업종은 구인난을 겪는 것에 비하면 플랫폼 일자리는 인기 일자리가 된 상황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카카오 대리” 같은 파트타임으로 부업을 해서 수익을 올려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일반 직장인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서비스업으로 돌아갈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렵다. 

열악한 서비스업 일자리는 꽤 많다 – pixabay

기존 서비스업 일자리가 구인난을 겪는 이유는 또 있다. 서비스업 일자리의 환경과 시급 등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일자리의 단점은 뭘까? 

  • 최저 시급이 올랐다고 하지만 평균 서비스업 일자리의 시급은 꽤 낮은 수준이다.
  • 낮은 시급에 비해 일의 강도는 꽤 높은 편이다.
  • 특히 청년 세대에게는 파트타임(알바)을 하더라도 자기 전공과 관련 있는 일자리를 선호한다. 서비스업은 관련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피한다.
  • 여전히 코로나 상황이기 때문에 비대면 일자리를 선호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업 구인난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추세인 듯 보인다. 어느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시급을 12,000원까지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제삼자의 입장이지만 식당이나 술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고충도 이해는 간다. 그런데 이제 상황은 자영업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지 않다. 

서비스업 일자리에 종사할 수 있는 청년 인구수도 점점 감소하고 있고 열악하고 강도 높은 일자리인 서비스업보다 같은 시급이라도 플랫폼 일자리를 선호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서비스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들에게도 어려운 상황이고 일자리가 필요한 근로자들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고 우리가 미처 거기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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