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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이 필요없는 나라가 될수 없을까?

내 인생의 학창시절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바로 중학생시절이었다. 꿈과 낭만이 교차하던 시절..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무의미한 농담과 장난을 쳐도 너무나 재미있고, 각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느끼는 점도 많고 깨달은 것도 많았던 시절인거 같다. 학교에서 숙제를 내줘도 부담이 되지 않았고(물론 숙제가 귀찮기는 했다.) 친구들과 방과후 놀러 다니는게 너무 좋았던 시절이다.

문제는 고등학교때부터 시작되었다. 난 인문계중에서 그래도 지방에서 서울대 많이 가기로  유명한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나때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연합고사를 봤었는데,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절반은 원하는 학교에 절반은 소위 뺑뺑이라는 추첨을 통해서 고등학교에 진학했었다. 나름 연합고사 성적이 나쁘지 않아서 공부만 시키는 사립고등학교를 들어갔었는데, 그점이 내 학창시절중 최악의 시절을 만들었던거 같다. 

학교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출처: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최악의 학창시절이 된 이유는?

그럼 왜 고등학교 시절이 최악의 학창시절이 된것일까? 대부분 고등학교 시절하면 어른들이 떠올리길, 추억과 친구들과의 진한 우정이 생겼던 시절아닐까? 하지만 나에겐 그런 추억과 진한 우정 자체가 없다.

사립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해 보니 예상보다 숨이 막히는 교육 커리큘럼이었다. 아침 7시30분까지 등교하여 저녁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고1때부터 진을 빼버린 커리큘럼. 게다가 불필요한 과제는 얼마나 많은지.. 깜지(과제 제출용 종이)제출은 어찌나 많은가 하면, 국어,영어,수학 위주로 과제를 내주는데 각 과목당 대략 하루에 2장씩 제출하는 정도였다. 그것도 각 과목당 담당 선생이 2명정도였으니 국어4장, 영어4장, 수학4장을 거의 매일같이 제출했던거 같다. 깜지 2장이면 학교 시험볼때 쓰는 시험지 정도 크기의 빈종이에 2장인데, 하루에 8장을 쓰려면 거짓말 하지 않고 손목과 팔이 아퍼서 지칠 지경이다.

이 깜지 과제의 폐해가 뭐냐면 과제 제출하고 담당 교사의 검사가 끝나면, 반을 찢어서 교실 뒷편의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수업이 끝나면 같은반 애들이 서로 주우려고 난리가 난다. 이유인즉, 이걸 풀로 붙여서 다시 제출하는 것이다. 참 웃긴 풍경이었다. 

매일같이 전쟁터같은 이런 과제에, 수업시간마다 특히 국,영,수 과목의 선생들은 하나같이 수업시간에 문제를 내서 못 풀면 어찌나 때리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학교인지 군대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다. 게다가 월말마다 보는 시험에 결과가 안좋으면 단체로 체벌을 당하는 그런 학교… 다른 아이들은 잘 적응했을지 몰라도, 난 점점 적응이 안되어갔다. 

계속 되는 부적응에 과외도 받던 나..

 중학교때 반에서 10등안에는 들던 나였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나서 30~40등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학생이 되고 말았다. 성적이 형편없어 지자 어머니는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주변 인맥을 통해서 과외교사를 섭외했다. 물론 효과는 없었다.^^ 뭐 아무 효과가 없던건 아니다. 과외를 받음으로 공부를 해야 겠다는 마음은 더 생겼다. 왜냐면 비싼돈으로 내게 과외를 시킨 어머니께 미안해서다. 결론적으론 4개월 정도 하고 말았는데, 시간과 돈만 낭비한 셈이 되었다.

내 사례가 아직까지 이어지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이 내시절의 교육과 많이 달라졌을까? 과연 그럴까? 아직도 학원에 과외에.. 안그런 학교도 있지만 7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야자를 하는 학교가 여전히 존재하고 그렇게들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거에 적지 않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최근들어 TV의 몇몇 교육 관련 다큐를 보면, 아직도 밤에 고등학생인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 앞으로 가는 부모들이 있다는것과 그런걸 당연하게 여기는 고등학생들..(물론 본인들은 싫을것이다.) 또 대학만 가면 어느과정이던 상관없다는 대학만능풍조가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는 수시로 대학을 절반이나 가고, 취업 시장이 워낙 어려운 관계로 대학을 가서도 노력하는 청춘들이 너무 많으니 내 시절의 환경과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교육 커리큘럼은 바뀌질 않았다. 아직도 학교에선 내가 했던 방식대로 하고 있고, 학생들은 학원이나 과외를 받고 있으며, 학원/과외는 비용을 더 들여 더갔으면 더 갔지 덜 가진 않는다.

그렇다면 사교육이 왜 필요한가?

그럼 과연 사교육이 왜 필요할까? 사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 학원이나 과외 받으며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면 유능한 인재가 될까? 아님 전문가가 되나?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방법을 배우고 있는것이다. 교양지식이나 앞으로 본인의 미래를 정할때 필요한 지식이 아닌것이다. 솔직히 국어의 고전이나 문법이 취업에 필요한가? 수학의 공식이 취업에 필요한가?(이건 필요할수도..) 아님 영어 독해가 필요한가? 지금 나의 시각으로 봤을땐 쓸때없는 지식을 배우느라 무려 6년(중학교+고등학교)을 소비하는 걸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걸 학원이나 과외로 추가적으로 배우고 있으니.. 불필요한 교육을 하느라 시간+돈+노력을 낭비하고 있는것이다.

쓸때없는 사교육의 폐해

  • 쓸때없는 지식을 배우느라 학원/과외에서 시간낭비
  • 쓸때없는 지식을 배우느라 학원/괴외비용으로 비용낭비
  • 학원/과외 비용을 대느라 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듬
  • 정작 학원/과외 했을때 배웠던 국어로 응용할께 별로 없음
  • 정작 학원/과외 했을때 배웠던 수학으로 문제풀이 방법만 배움(문제해결의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든 외우던 찍어 맞추던 답만 맞으면 된다.)
  • 정작 학원/과외 했을때 배웠던 영어로 영어회화 한마디도 못함.(잘 듣고 잘 찍는 능력과 정말 어려운 영어 문장 즉 본토 미국인도 잘 모르는 문장의 빈칸을 채우는 능력을 배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나가면 한마디도 못한다.)
  • 이런 수많은 학생들의 에너지 낭비/시간낭비/돈낭비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손실
  • 이렇게 학원/과외다녀서 좋은 대학가면 이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의 대물림.
  • 학원/과외 다니기 싫은 청춘들에게 억지로 하게 하여 정작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미래를 강요받는 사회적 현실

 현 교육시스템이 엄청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심각하다. 사교육의 폐해는 우리의 실생활에 미치는게 크기 때문이다. 당장 이제 태어나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이런 시스템을 강요하게 되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후로 가난을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 바로 교육열로 이어졌다. 그 교육열은 누구나 성공을 꿈꾸게 했고 희망을 주는 유일한 도구였다. 대학을 가면 바로 좋은 일자리로 이어졌고, 법조계에서 일할수 있으며 의사도 될수 있다. 즉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공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런 구조는 어떻게든 대학을 가기 위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배웠던 시스템으로 공부하게끔 강요받았고 이와 더불어 대학가는 방법을 추가로 돈을 들여서 배우게 한것이다.

물론 효과는 있다. 이런 주입식의 암기중심적인 교육방법은 우리나라가 70~80년대 엄청난 경제성장을 하는데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입식 교육은 단기간에 효과적이라서 기본지식을 빠른시간에 넣어서 사용하는데 최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위주로 발전을 하는데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따라서 기업문화도 마찬가지로 수동적인 업무자세, 상명하복의 지시체계로 발전하였다.

앞으로 계속될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 사회는 주입식 교육으론 더이상 안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또한 불필요한 사교육에 더이상 투자를 해선 안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70~80년대에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물론 장점이 있다. 제조업 기반의 대규모의 경제에는 주입식 교육만큼 효율적인것은 부정할수 없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개개인의 교육을 획일화된 공장의 제품같은 지식은 반복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데는 유용하지만, 미래의 변화를 대처하기에는 매우 미흡하기 때문이다.

위의 사교육의 폐단의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을 볼때,(물론 지금은 조금 개선이 되간다고 한다.) 영어 문법과 독해를 위주로 공부하고 시험을 봤던 우리 교육의 상황이 도대체 왜 그렇게 해야만 할까?라는 고민을 해봤을때… 공장에서 기계를 돌릴때 외국의 장비나 기술을 습득하려면, 영어회화보다 영문으로 된 문서나 자료를 해석하는데 더 최적화된 교육이라고 보면 좀더 이해가 되지 않을까? 즉 산업화에 적절한 교육이 되었던 게 아닐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딱 맞는 정답은 없다. 어떤 교육시스템으로 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분명한건 있다. 현재의 주입식 교육과 불필요한 사교육 시스템은 더이상은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교육을 학생들한테 해야 할까? 난 현재 직장인이다. 지난 학창시절을 돌이켜 볼때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히 생각해 본적이 있다. 그 생각을 오랫동안 해본 끝에 의문이 하나 생겼다. 그건 바로 왜?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느냐다. 그렇다. 왜 공부를 하는지… 우리 스스로가 그걸 모르고 공부하고 교육을 받고 있다. 누구는 얘기한다. 성공하기 위해.. 누구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사실 왜 공부를 해야 하고 교육을 받는지에 대한 목표를 본인 스스로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부모가 시켜서.. 선생님이 하라고 해서.. 누군가 시켜서 해야 하는 공부였던 것이다.

바로 이점이 문제였다. 본인 스스로가 왜 공부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즉 목표가 없다. 목표가 없는 이에게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는 교육을 끊임없이 강요했던 한국의 교육제도였다.

학교다닐때 공부안했던 학생이 사회생활 해보면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한단 말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 알꺼 같다. 사회생활을 해보고 직장을 다니다 보니, 필요한 공부와 교육들이 내 눈과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즉 지금은 본인이 알아서 찾아서 한다. 왜 이걸 이제 알았을까?라는 후회도 해봤다.

즉,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 중에 가장 큰 문제는 학생 개개인이 어떤 목표를 가질지, 생각하는 시간과 훈련을 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막연하게 지식을 주입시키는게 아닌.. 그 지식을 자연스레 본인이 습득하게 하려면, 흥미와 관심이 있어야 지식도 습득이 되는데, 맞지도 않은 지식을 개개인의 흥미와는 별도로 마구잡이로 넣어버리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거부감과 스트레스와 결국에는 공부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것이다. 억지로 머릿속에 넣은 지식이 아닌, 본인이 추구하는 목표에 따른 필요한 지식들을 자연스레 본인 스스로가 익히게끔 생각하고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 결여된 것이 지금까지의 교육이었다.

만약 내게 학교선생님들이 억지 지식을 머리속에 집어넣기가 아닌, 생각하는 훈련과 목표를 찾아가는 길을 가이드했다면 내 미래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에 교육의 목표는 개개인의 성공과 부가 아닌 개개인의 성취와 행복이 제일 큰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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