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직장을 구하러 다닐때 누구나 한번쯤은 쓰는 이력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음 이력서를 쓸때 어김없이 꼭 보는 항목이 있다. 군필여부… 바로 복역여부를 기입하는 항목이다. 사실 이력서를 처음봐도 생소하지 않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군대는 낯선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렸을때 부터 군대문화에 대한 얘기를 누누히 아버지한테 들었던 나였던지라, 익숙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곳이고 또한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방의 의무는 남자라면 누구나 해당되는 당연시 되는 의무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그랬고, 남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버지한테 군대 문화에 대한 얘기 혹은 경험담을 한번이상은 꼭 듣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나라에선 군복무 여부가 직장을 구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아니 필수다. 군대를 다녀와야만 남자 취급을 받고 직장을 구하는데 필수 조건이 되었다. 만약 면제라던지 현역이 아니라면 어느정도 제한?를 받는게 본의아닌 사실이다. 그리고 복무여부가 기업에서 채용을 할때 중요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이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공감을 하고 나 또한 복무여부가 채용을 할때 중요하다고 여기면 그렇다고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부터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군대문화의 재탕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어느 조직 혹은 회사를 가던 군대식 서열이 생기게 되고, 군대식 직책 혹은 호칭이 사용되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군대식 문화란 어떤 문화일까? 차근차근 살펴보자.
목차
1. 업무진행에 있어서 상명하복의 지시체계로 돌아간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때, 누구나 그렇듯이 매우 긴장되고 낯설기 마련이다. 또한 설레이기도 하고 걱정도 되기도 한다. 또 기대도 된다.어쨋든 신입은 항상 긴장이 들어있는 상태인데, 출근을 하자마자 나의 예상과는 달리 또 다른 군대의 모습에 직면한다. 바로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 업무 진행이다. 본인의 생각과는 상관없다. 불합리해도 상관없다. 윗사람이 시키면 따라야 하고 나의 업무와 무관한 일도 상사가 시키면 해야 한다. 이의제기? 신입이 감히? 라는 윗사람의 말과 함께 인사 평가가 좋지 않게 내려진다. 이걸 봤을때 군대에서 명령에 따라야 하는 부분과 흡사하다.
2. 나이와 직급은 군대에서 계급과 같다.
회사에서 신입으로 시작했을때가 대략 26살때부터 인거 같다. 요즘 취업 연령과 비교해봤을때는 어린편이지만 일반적으로 26살 정도면 신입으로 시작할 나이이다. 신입은 아무것도 모른다. 회사생활에 있어서 낯설고 잘 모른다. 그래서 실수도 한다. 하지만 신입이라고 해서 업무를 진행할때 생각이 없는건 아니다. 회사에서 신입의 의견은 사실상 잘 듣지 않는다. 아니 무시한다. 신입은 윗사람의 업무지시에 따라야 하다. 업무를 진행하면서 뭔가 의견을 제시하고 싶지만, 난 신입이기 때문에 내 의견은 받아들여 지지 않을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내 포기한다. 즉 수동적인 사람이 된다. 마치 군대에서 이병이 선임병에게 시킨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3. 보여주기식 업무 진행.
내 업무가 예를 들면 제품의 품질관리이다. 제품의 품질에 관하여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테스트를 진행하다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데 그 문제가 꽤 심각했다. 당장 보고를 해야 하는데, 보고를 하게 되면 괜히 나에게 화살이 돌아온다. 그래서 적당히 둘러대고 살짝(?)넘어간다. 사실 드러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꺼 같다. 월급을 적게 주면서 담당자랍시고 책임소재만 추궁한다. 그래서 적당히 타협하는게 좋다. 이걸볼때 군대있었을때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4. 대한민국 직장인은 사생활이 없다.
아침 8시에 출근했다.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30분이다. 원래 출근시간은 8시30분이지만 업무준비를 위해 권고(강요)사항으로 8시10분까지 출근하라고 한다. 그래서 5시반에 일어나서 무거운몸을 이끌고 회사에 도착했다. 출근시간은 꼭 지켜야 한다. 안그러면 인사평가에서 점수가 깎인다. 그런데 퇴근시간은 공식적으로 6시지만 그건 공식적일뿐이다. 6시에 퇴근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그래서 아침부터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어차피 퇴근은 9시니까, 아침부터 열심히 하면 뭐하나? 그래서 딴생각에 아님, 잡일에 집중한다. 그런데 마냥 그렇게 하게끔 상사가 놔두질 않는다. 끊임없는 감시에 돌아다니면서 모니터 화면을 수시로 쳐다본다. 파티션도 있지만 최소한의 파티션이다. 개개인의 구분만 되어있다. 지나다니면 다 보이는 구조이다. 그래서 잡일도 잘 못한다. 답답해서 밖에서 쉬고 싶다. 그러나 자주 밖으로 나가면 상사의 눈치가 돌아온다. 왠지 바보가 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아직 점심도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일하는척하다가 6시가 되었지만 반 강제적인 야근에 또 눈치를 보며 저녁을 먹는다. 급한일은 없다. 그러나 회사의 매출이 좋지 않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언제 짤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근이라도 해야 한다. 팀장이 9시에 퇴근한다. 서서히 눈치를 보며 9시 20분 쯤에 일어난다. 피곤한 몸을 이끌며 퇴근길 전철에 오른다. 집에 도착하니 11시다. 집에가보니 와이프는 이미 자고 있다. 오늘도 집에서 저녁을 먹지 못했다. 그러나 내일도 마찬가지로 8시까지 가야 한다. 이 생활이 매일 반복이다. 왠지 군대랑 비슷하다.
5. 직장생활은 눈치밥이 기본이지…
회사에서 팀장이 퇴근을 10시까지 안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나도 퇴근을 하기가 눈치가 보인다. 10시 10분에 팀장이 나간다. 나도 주위 눈치를 보며 10시 20분쯤에 일어난다. 회식을 하는데 1차에서 술을 많이 먹었지만, 윗상사의 2차 이동 제의에 거절할수 없다. 그래서 눈치를 보며 따라간다. 나는 막내이다. 그래서 윗 상사에게 술을 따라줘야 한다. 상사가 잔을 돌린다. 그 잔을 받고 돌려야 한다. 술이 점점 취한다. 그래도 집에 갈수 없다. 나보다 윗사람들이 집에 안갔기 때문이다. 아 정말이지 집에 가고 싶다…. 3차로 노래방까지 갔다. 난 막내라 노래를 불러서 흥을 돋아야 한다. 결국 이런거 까지 한다. 그래도 다음날 8시까지 출근해야 한다.
6. 휴가는 회사 분위기 보고 써야…
1년 휴가가 총 15일이다. 이 휴가는 내가 쓰고 싶을때 써도 된다.(법적으론…) 그런데 회사업무와 분위기를 보고 써야 한다. 다들 바쁜데 휴가를 쓰면 찍힌다. 15일은 다 쓰기엔 어렵다.
7. 근면성실하고 상사의 갈굼에 잘 버틸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 회사들은 유독 근면성실한 사람을 좋아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거 같다. 또한 상사의 폭언과 인격무시에 참고 버텨야 한다. 그래야 직장생활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걸 참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업무랑 무슨 연관이 있는걸까? 근면성실하고 잘 참는다고 일을 잘하는가? 군대랑 비슷하지 않는가?
8. 비유를 잘 맞춰주고 정치를 잘해야 진급을 잘한다?
어떤 상사가 있다. 이사람은 밑에 사람을 평가할때 자기와 술 잘 마셔주고 담배 같이 피는 사람을 좋아한다. 업무능력이랑 상관없다. 어떤 직원이 있다. 이 상사와 매우 친하다. 아부도 잘한다. 담배도 같이 자주 피러 간다. 그러나 업무능력은 그저 그렇다. 그러나 인사평가 점수에서 그 직원은 나보다 점수가 훨씬 좋을 뿐더러 진급이 빨리 했다. 이해가 되질 않는다.
대한민국의 기업문화는 군대문화를 많이 따라하는것 같다. 업무의 효율보다 태도, 눈치, 상명하복의 지시체계 등등의 문화가 더 만연해있다. 창의적이지 않고 , 선후배 사이가 수평적이지 않고 수직적이다. 내 의견보다 맨 윗상사의 의견이 우선시 된다. 따라서 개개인이 수동적이 된다. 과연 이런 문화가 4차 산업 혁명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할수 있을까? 불필요한 것에 목매는 70~80년대의 군대 기업문화는 빨리 사라져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매우 흐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