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신입사원”을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경력이 일천한 말 그대로 대학을 갓 졸업한 쌩 “신입 사원”이다.
2022.04.11 – [리뷰/직장] – 최근 내가 겪은 최악의 “좋소기업” 체험기
2022.04.22 – [리뷰/직장] – “빠른 취업” vs “공부 및 준비 후 취업” 그것이 문제로다
매우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는 “A 신입사원” 은 너무 경직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정말 직장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듯했다. 그런 A 씨를 나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커피 타임을 가지면서 빠른 직장 생활 적응을 위해 챙겨주는 편이다. A 씨와 관련된 추가적인 일화는 위 링크 글 <“빠른 취업 vs 공부 및 준비 후 취업” 그것이 문제로다> 편에 잘 기술되어 있다.
A 씨와 같이 직장 생활을 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A 씨의 현 상황을 짚어보면 솔직히 말하면 아직은 같이 “협업”을 하기에는 부족한 상태다. 자료 조사 및 세미나를 할 기회를 주었는데 아직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 습득도 부족하고 감각도 떨어진 편이다.
그런데 A씨가 그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좋은 대학 출신의 아무리 날고 기는 신입사원이라도 막상 현업에 투입되면 헤매거나 실수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대학 때 배운 지식과 실제 현업에 필요한 지식 & 경험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마 “미생”에서 배우 강하늘이 맡았던 역 “장백기”를 보면 알 수 있다.
하물여 이제 취업한지 갓 한 달밖에 안된 A 씨가 잘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A 씨가 회사 업무를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A씨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데 회사 업무에 관한 “세미나”를 하는 것조차 버거워한다. 난 그런 A 씨가 안타까워서 종종 말을 걸고 모르는 부분에 대하여 옆에서 도와주는 편이다. A 씨는 그래도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목표는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나름 마인드가 괜찮은 “신입사원”이다.
하지만 난 A 씨를 다른 면에서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그 이유는 나 또한 십수 년 전에 A 씨와 똑같은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 서울권 대학은커녕 지방대 출신의 공대생은 어떻게 취업을 해야 할지 암울했지만 나름 운이 좋게 하이테크 중소기업에 취업이 되었다.
A씨도 나와 비슷한 케이스에 속하는 듯하다. 지방의 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현재 다니는 회사에 취업에 되었다고 했다. 중소기업이라고 하지만 대기업의 1차 협력사로 대기업에 소프트웨어를 개발, 유지보수를 해주는 회사다. 나름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직원들이 먹고살 만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나도 예전에 그랬고 이번에 신입으로 들어온 A 씨의 경우도 현업에서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재가 아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번에 A 씨를 채용하면서 바로 써먹을줄 모르고 채용했을까? 당연히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채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현 회사는 왜 바로 써먹지 못하는 A 씨를 채용했을까?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공대 출신 졸업자들이 취업이 더 잘되는 이유?
A 씨를 한달여 지켜본 나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업에서 바로 투입되기에는 부족한 인력이다.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전혀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니깐.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A 씨를 채용하여 교육을 시키고 있는 중이다. A씨는 개발 직군으로 들어왔지만 필요한 스킬인 언어를 제대로 다룰줄도 모른다.
2021.04.05 – [리뷰/직장] – IT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런데 이상하다. 회사는 도대체 왜 A 씨를 채용한 것일까? 일정도 급하고 매출을 빨리 올려야 되는 상황이라 현업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경력자”를 채용하는게 맞음에도 말이다. 여기에는 A씨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현 회사의 상황에 있다.
현재 회사는 규모상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인원이 30명 정도인 “소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공급하는 회사는 다른걸 다 제쳐두고라도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 즉 개발자가 필요하다는 뜻이 된다.
회사 매출을 일으키려면 개발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지만 최근 IT 산업이나 산업 동향을 봤을 때 개발자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 민족 같은 빅 테크 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도 덩달아 많이 필요하지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괜찮은 개발자들은 계속 부족한 상태이다.
대기업도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어떨까? 인력 확보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내가 다니는 회사는 경력 3년 미만의 개발자들이 동시에 4명이 퇴사해버리는 엄청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아무리 경력이 얼마 되지 않는 개발자라고 해도 대체하는 인력 확보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중소기업인 현 회사에서 뽑기도 어려운 개발자를 바로 구할 수 있을까?
A 씨는 최근에 퇴사한 인력의 대체인력인 셈이다. 기술적으로 다소 부족하지만 관련학과를 전공한 대졸 출신이기에 가능했다. 사실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관련 전공 대졸자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직전에 다니던 “좋소기업” 회사도 퇴사할 때 퇴사를 안 시켜주려고 하는 바람에 현 회사와 서류상으로 정리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회사가 뭐가 아쉬워서 일개 직원을 퇴사를 안 시키려는 하는 것일까?
그만큼 대체 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인력난이 심한 편이다. 3D 업종을 다루는 중소기업이 인력난이 심하다고 하지만 하이테크 중소기업들의 인력난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IT 분야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필요한 업종의 인력은 늘 부족하다. 그런데 이들 업종들은 한결같이 대학에서 “공학” 관련 학과들과 관련이 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요건만 갖춘 사람만 있으면 뽑아서 쓴다는 기업들의 생각이기 때문에 관련 학과를 전공했다고 하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채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처우와 복지, 근무요건은 완전 별개지만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제조업 강국에 속할 만큼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이다. 따라서 공학을 전공한 전공자들의 일자리가 훨씬 많은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제조업 규모가 크고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으니 관련 학과들인 “공학” 전공자들이 필요한 셈이다.
대기업이야 인력 확보가 수월하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인력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공대 출신 전공자들의 취업이 훨씬 수월하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대학 서열이 있고 학벌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취업에 있어서는 명문대 영문학과 출신보다 지방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더 취업에 유리한 환경이다.
좋은 기업에 가는 것은 인문계열이고 공대고 간에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렵다. 반면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작은 호사에부터 경험을 쌓아 좋은 회사로 이직을 할 생각이 있다면 공학을 전공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특히 IT 업종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공자들을 취업에 훨씬 유리할 수 있다.
요즘은 취업난 때문에 컴퓨터나 IT에 상관없는 비 전공자들도 관련 학원을 다닌 다음에 IT 업종으로 취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IT 업종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반면에 인문계열 전공자들은 여전히 취업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내가 종사하는 IT 업종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공학 계열 학과들도 마찬가지이다. 공학 전공자들은 인 서울이건 지방이건 간에 취업하는 데에 훨씬 유리한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아무래도 제조업 기반의 경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취업에 좀 더 유리하려면 “공대”로 진학하는 게 훨씬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