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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느 순간부터 “꼰대” 라고 느껴질때….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활개를 치지만, 난 매일 같이 밥벌이를 하기 위해 출근을 해야만 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이 꾸려지고 나서는 일상의 흐름은 거의 비슷하다. 회사~집, 회사~집을 오가는 패턴이 반복이 되고 출근은 늘 하기 싫지만, 내 가정과 생존을 위해서는 회사든 어느일이든 무엇인가를 해야 나에게 딱 밥벌이 정도 할만큼의 보수가 지급되고 있는 중이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한것은 아니다. 이제 10년 하고도 삼~사년이 지났을 뿐이다. 이제 사회 초년생이 보기에는 오래 한거 같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난 아직 이 사회에서 딱 중간 정도일 뿐이다. 그 중간이란 의미가 사회적으로 위치가 되었든, 회사에서 “직급”이 되었든 간에 할일은 많지만 누구를 컨트롤 하고 관리하는게 별로 달갑지 않은 낯가림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내가 평범하다고 느끼지만, 나의 계획은 결코 평범하지는 않다. 바로 이틀전에 “아카데미 시상식” 에서 봉준호 감독이 101년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상을 수상했고, 무려 4관왕을 한 작품인 “기생충”에서 주연배우 송강호가 극중에서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나에게는 계획이 있따~~~!”

그 계획이란 건 “어서 빨리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다. 직장을 때려치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다. 불편한 사람들과 마주치기 싫어서… 다.

그렇다. 생각보다 난 직장생활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꽤 많이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단순히 업무적으로 부딪히고 트러블이 생기는 것 뿐만 아니라 일이라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무언가 지시하고 지시받고 하는게 피곤하다. 내 성격상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에 구속되고 싶지 않다. 

어찌된게 점점 나이가 들고 직장 생활 연차가 쌓여 갈수록 그런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과연 난 왜 그럴까?나만 그런 걸까?

직장 생활 초기에는 뭐든지 조심해야 겠다는 나

어느 누구든 사회 생활 초기에는 낯선 환경이 불편하고 윗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서 조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나도 마찬가지로 직장 생활 초기에는 뭐든지 조심하고 배우려 하고, 주변 상사나 동료들에게 잘 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뭐 요런 모습 요런 자세?

하지만 인간은 어딜 가든지 서서히 적응을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일이든 관계든, 적응할수록 좀더 편해지고 긴장도 풀리고 업무 성과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딱 한가지 시간이 지나도 적응이 안되는게 있다. 그것은 “인간 관계”다.

몇년동안 본 동료라고 할지라도 어느순간에 달라지는 그들의 모습은 이내 내게 무력감을 가져다 준다. 괜찮은 사람인거 같아서 친근하게 대하고 뭐라도 대접했건만, 나중에 갑자기 다른 사람을 보게 된적도 많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동료나 상사를 만나게 되면 반드시 경계를 하게 된다.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만의 문화가 있는데, 그런 문화가 내게는 안맞고 이상하게 느낄때가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려면 어떻게든 그 조직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적응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냥 거기에 동화되어 직장 내 관계도 그렇게 정의를 내려 버렸다. 그냥 그 조직에서 공적으로만 대하면 된다는 것….

보수적, 군대식 조직 문화가 나를 점점 잠식하다. 

지금까지 내가 다녔던 직장들은 IT 관련 업무를 하는 회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제조”라는 특징이 들어가다 보니 그 특유의 한국적 조직 문화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이른바 보수적이고 “군대식” 문화이다. 

나 또한 군대를 다녀왔고 만기 전역을 했는데, 그 군대식 조직 문화는 아직도 내게 적응이 안된다. 그래서 사회 경험이 없던 신입 시절에는 늘 윗사람들에게 조심하고, 상하 복종의 관계가 어느정도 유지가 되었던거 같다. 이런 문화 또한 내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았던 점이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특유의 집단 문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야자”라는 일명 야간 자율 학습을 특히 싫어했다. 말이 자율 학습이지, 강제 학습 아닌가? 그래서 “야자” 시간에는 공부는 안하고 숙제를 하거나 소설 책을 주로 봤던 거 같다. 당연히 학교 성적은 “그닥” 좋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이러한 이유로 공부를 안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해서 대학을 갔지만, 이내 1년만에 군대를 가게 되니 또…. 이상한 조직 문화가 나를 혼란에 빠지게 한다. 역시 한국에서 살려면 어쩔수 없나 보다… 하고 이내 포기했다. 뭐 어쩔수 없지 않은가 ㅋ 

근데 이 장면은 멋있어 보인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취업에 대한 걱정은 하였지만, 내 자유가 드디어 생긴거 같아 너무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던거 같다. 이제 뭐든지 할수 있다는 자신감에 어디라도 굴러먹자는 생각으로 취업을 했건만… 그 특유의 보수적, 군대식 조직 문화가 또 나를 괴롭혀 오기 시작한다. 

아뿔사!! 역시 한국에서 살려면 어쩔수 없는 거구나. 이내 포기하고 윗사람들에게 잘보이고 눈치껏 잘 행동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한 날이 오겠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그 보수적인 회사 조직에 동화되어 갔다. 

최근 회사에서 생겼던 일

그렇게, 버티고 버티고 짤리고, 이직하고 직장 생활을 이어나가다 보니 어느덧 14년이 흘렀다. 이야~ 신입이 엊그제 같은데( 혹시  라뗴? ), 벌써 14년차라니… 감회가 새롭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소개로 작은 회사로 최근에 이직을 했다. 여기 회사는 연령층이 꽤 젊은 회사이다. 연령대가 20대 중후반 ~ 30대 중반대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회사 같으면 내가 중간 정도 경력과 나이 밖에 되질 않았지만 여기오니 최 연장자가 되버렸다. 

일단 나이가 많고 경력이 많다 보니 다른 동료들이 날 함부러 대하진 않는다. 물론 내 입장에서도 좀더 편한 감은 있다. 회사가 창업 한지 얼마 안되고 규모가 작아서 나름 조직 문화는 자유롭고 때론 개판(?)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ex) 술먹고 다음날 출근 안하기…등

또한 신입 수준의 직원과 과/차장 급의 직원과의 농담 따먹기도 심심찮게 보인다. 뭐 처음에 왔을때는 적응해야 겠다는 마음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도 점점 늘어나고 상대해야 할 사람도 많아졌지만, 그 특유(?)의 조직문화는 바뀔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뭐 조직문화라기 보다는 아직 조직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서 생기는 과도기적 모습이다. 

그런데 희안하다. 왜 내가 이런 생각들을 하는거지? 가만히 다시 생각을 해보기 시작했다. 

신입 직원이 내게 인사를 하지 않았을때,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현재 다니는 회사를 처음 올때는 몰랐지만, 자유스러운 조직 문화가 내게 거슬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물론 난 신입 시절에 보수적이고 군대식인 문화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내 시각에서 보기에는 “밑에 것들(?)”이 너무 막나간다 싶을 때가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나때는(라떼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꾸벅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 회사는 새로 입사한 직원들 인사도 안시킬 뿐더러 인제 신입 나부랭이가 나이든 사람이나 상사를 봐도 인사 한번 하지 않는다. 당연히 나도 절대 먼저 인사하지 않는다. ㅋ 

그 외에도, 출근은 9시 정각에 가깝게… 퇴근은? 6시에 딱 맞춰서 하는 이들. 점심먹으면서 대화하는데, 자기는 현재 직장에서 2년넘게 있어서 짬(?)이 된다고 한다는 이. 물론 그는 이제 경력을 시작한 신입이다. 

업무중에 신입들 끼리 모여서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고, 대화를 시끄럽게 주고 받은 이들까지. 눈치가 별로 없는 듯 하다. 제일 하이라이트는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신입 수준의 직원이, 전에 자기는 50대 상사랑 일을 같이 해봐서 나이든 사람들과 일하는게 별 문제가 없다고 내 앞에서 자랑스레 얘기를 늘어놓는다. 

아!…. 머릿속에 혼란이 왔다. 내가 과연 보수적이고 군대적인 조직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는 증거인가?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이게 바로 “꼰대”인가?

나랑 같이 일하는 친한 직장동료는 나보다 2살 위 선배다. 위의 내용으로 가끔가다 대화를 주고 받는데, 그도 내게 이런 얘기를 한다. “여기 정말 개판이지?”

물론 그는 내가 일하는 팀의 팀장이다. 그도 나와 같이 보수적이고 군대식인 조직 문화에 다소 익숙한 편일것이다. 나름 둘다 자유스럽고 부하 직원을 터치 안하는 성향인데, 둘의 공통적인 의견은 “요즘 신입 직원들이 눈치가 없다.” 이다. 

그런데, 불과 14년전의 나를 돌이켜 봤을때 누군가의 윗사람은 나에 대해서 이런 저런 평가를 분명히 했을 것이다. 그때 내가 했던 행동과 요즘 신입 직원들을 내 나름대로 한번 비교해 보기로 했다. 

아… 그때 당시에 나도 과연 눈치가 있었을까? 혹은 직장 내에서 내 위치에 맞게 행동했을까? 과거를 되돌려 보니 약간 반신반의 한거 같다. 나도 분명 그 때 당시에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싫어했었고, 거기에 반기를 들고 돌출 행동도 가끔 한번씩 했던거 같다. 

그런데 내가 어떤 자격으로 현재 다니는 회사의 직원들을 평가하는거지? 나는 그때 당시에 윗사람들의 눈밖에 난 적이 없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다. 그러고 보니 아무래도 내가 지금 아랫 직원들에게 마음에 안든다고 뭐라고 할 자격이 그닥 없는거 같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나도 나이가 든건가? 옛 직장 상사들이나 어른들이 했던 말들이나 시각을 내가 가지고 있나?”라면서…. 지금 회사의 신입이나 아랫 직원들은 나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꽤 불편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네들이 내게 한번도 먼저 말을 건적은 없다. 단지 대화를 나눈것은 점심때나 업무상의 이유일 뿐이다. 그래서 그네들의 속내를 내가 전혀 알지 못한체, 보이는 외형을 보고 눈치없다고 잘못 판단한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나도 모르게 나의 생각이 나보다 어린 청년들이 말하는 “꼰대스럽다”가 되버린게 아닌가 싶다. 얼마전에 내 블로그에도 “라떼는 말이야~~~”라는 주제로 글을 썼는데, 그 주제의 주인공에 나도 포함이 되버린게 아닌가 싶다. 

에휴! 현재 세대 갈등이 사회적으로 심한 편인데, 내가 어느덧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다시 내 본모습으로 돌아와서 내가 계획했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겠다. 내가 빨리 직장에서 사라져야 내 후배들과 신입들이 편하게 직장 생활을 할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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