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은 최근들어서 매우 인상적이고 신선한 충격을 줬던 영화들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보다 좀더 나의 뇌리에 스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다크나이트(Dark Knight, 2008)”이다.
얼마전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 에 대하여 감상평을 쓴적이 있다. 영화 속 캐릭터인 “조커”가 탄생했던 이면에는 현대 사회의 빈부 격차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따라서 조커는 돈을 위해서 악행을 저지르는게 아닌 자신의 내면에 혼재된 사회적 불평등과 가진자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거 자체가 목적이 있던 악당이었던 것이다.
다크나이트에서 무자비하게 악행을 저지르고 고담시의 수호자 배트맨을 향해 이유없이 죽이려는 조커의 모습은 이제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배트맨은 무엇때문에 조커의 공격을 막고 고담시의 범죄행위들을 소탕하려고 하는 것일까? 조커와 대척점을 가지고 있는 “배트맨”에 대하여 좀더 그 내면을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배트맨은 무엇 때문에 고담의 영웅이 되려고 하는가?
재벌가의 자식이었던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이 되었다.
남부러울거 없던 웨인 그룹의 후계자 “브루스 웨인”은 모든걸 다 가졌지만 어렸을때 그룹 회장인 아버지 “토마스 웨인”과 그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살게 된다. 부모님을 죽인 범죄자를 복수 하기 위해 범죄의 세계에 뛰어들며 범죄의 세계를 이해한 후에 고담에서 범죄자 소탕을 위해 “배트맨”이 되어서 정체를 숨기면서 악의 무리를 소탕하기에 이른다.
대략적으로 배트맨 시리즈에서 “브루스 웨인”이 왜 배트맨이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였는데 아버지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브루스”가 본격적으로 범죄자들을 상대하고 체험함으로써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는 거 같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까지 살아왔던 경험이나 계기를 토대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재벌가의 자식이었지만 자신의 부모님이 사망했던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목표와 행동이 크게 달라지게 된것이다. 만약 “브루스”의 부모님이 강도에 의해 살해당하지 않았다면 그가 “배트맨”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브루스의 부모님이 사망하고 브루스가 웨인 그룹을 다시 이끌었지만 그는 그룹 경영을 하면서 동시에 “배트맨”의 임무도 수행한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재벌가 오너의 행동인 셈이다.
따라서 배트맨 시리즈를 본 내 입장에서는 “브루스 웨인”의 행동이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룹 경영으로도 시간과 노력이 모자를 판국에 자신과 그룹 경영에 아무 이익이 없는 “범죄자 없는 고담을 만드는 일”에 자신을 왜 희생하는지 알수 없는 노릇이다.
단순히 배트맨 시리즈의 영화이지만 난 “배트맨”의 이런 행동을 보고 문듯 느끼는게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권력자들과 배트맨이었다.
독재, 철저한 자본주의 그리고 군림하는 그들
현재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꽤(?) 살기 좋은 나라다. 얼마전에 “대한민국에 대한 편견들”에 대한 글을 적은 적이 있다. 생각보다 대한민국은 여러분들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선진적인 나라이다.
하지만 민주적이고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가진자와 권력자들은 그들 스스로가 특권층이며 초법적이고 갑질을 하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돈과 권력으로 군림해도 된다는 시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듯 하다.
20년간 독재를 하며 철권 통치를 해온 박정희, 신군부 쿠데타로 수많은 희생 끝에 체육관 선거로 당선된 전두환은 경제 발전의 명목아래 그들의 통치를 정당화 해왔다. 특히 전두환의 경우에는 그동안 저질어온 과오를 단 한번도 사과나 인정을 하지 않고 뻔뻔함을 유지하는 걸로 유명하다.
이들 정치인들 뿐이랴… 최근까지 대기업과 재벌가들이 보여준 행태는 돈이나 권력 앞에서 일반 서민들은 노비라는 그들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한진가의 땅콩 회항이나 한진 직원들에게 갑질 을 하는 행태이다.
이들 외에도 대한민국에서 전통적인 재벌에 속하는 대기업 오너 2~3세 들의 갑질과 비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이킨 일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늘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거나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이 더욱더 군림하고 무서운게 없으며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손수 증명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감시할 수 있는 사법기관과 정치인들은 유독 조용하고 눈감아 주는 듯 하다. 그들은 권력과 돈 앞에서 순수한 양의 모습을 보이나 보다.
권력자들과 재벌들의 비행에는 눈감아 주면서 정치 싸움에는 아주 헌신적인 그들. 밥그릇 싸움 하느라 민생 법안에는 소극적이면서 선거철이 다가오니 표에 유리한 행위들만 하는 그들을 보면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배트맨” 처럼 범죄자들을 소탕해주는 영웅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배트맨”을 바라지도 않는다. 누구 앞에서라도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권력자들과 재벌들이 있을까?
대한민국에서도 “배트맨”이 나타날까?
나라의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소득은 계속 늘어난다고 하지만 우리는 늘 어렵다. 최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대 유행으로 일반 서민들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은 안좋았던 경기에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결혼도 어렵고 애낳기도 어렵고, 집값은 오르고, 일자리는 없고… 희망이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가진 재벌들과 권력자들의 부와 권력은 지속적으로 쌓이고 강화되고 있는 듯하다. 대기업들의 순이익은 날로 늘어나고 있고 그 결과물은 일반 서민들에게 적절히 분배되지 못하고 있다. 즉 경기가 어려워 지면 어려워질수록 없는 서민들만 어려워 지는 상황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진 권력자들과 재벌들의 갑질과 반칙, 꼼수가 계속 용인된다면 그나마 남아있던 작은 희망이라도 사라지게 할수 밖에 없다. 재벌이든, 권력자든, 돈이 많든 적든 간에 법 앞에 평등하고 동일한 기회를 보장해 주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배트맨 시리즈의 “브루스 웨인” 같이 많은 서민들이 범죄의 피해를 받지 않게 조치를 취해 주는 것을 보고 “배트맨”은 대한민국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낀거 같다. 재벌이고 부자이지만 본인이 이익이 아닌 다수의 행복을 위해 범죄자를 소탕하는 일은 응당 현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이나 재벌들이 보고 배워야 할 점일 것이다.
권력이든 돈이든 많이 가졌다면 그만큼 책임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배트맨”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예로 들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배트맨” 같이 행동하라고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나라를 위해 정치를 하거나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책임지는 기업을 경영한다면 본인이 이익을 위해 더이상 찌질하게 행동하지 말고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모범을 보이는 자세가 현재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