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있어서 직장에서 보낸 시간은 꽤나 많다. 인생의 절반만큼은 아니지만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직장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나름 오랜 시간 동안 별의별 일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리고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직장 생활을 경험 중이다. 한 군데에 있고 싶어도 있을 수가 없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어느 곳이든 간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2020.09.13 – [리뷰/직장] – 내가 다녔던 직장들이 다 거기서 거기였던 이유는?
그렇다. 회사라는 곳은 어느 개인의 마음에 드는 곳은 아마 지구상에서 단 한 군데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중에서 내게 장점이 가장 많은 곳을 찾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그 장점이 많은 곳이 아마도 “대기업”, “공무원”, “공기업 종사자” 등이 될련 지도 모른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직장들의 경우에도 어느 누구에게는 별로인 직장일 수도 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 상하 수직적인 관계등은 누군가에는 최악의 회사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직장”을 원해서 다니는 사람의 비율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직장”의 기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 다르다. 필자의 경우에는 좋은 직장이라 함은 적은 근무 시간 혹은 재택 근무만 하는 회사이다. 받는 돈은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 단지 “생활비” 정도만 주면 그 이상 바라는 게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좋은 직장의 기준을 “많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은 직장의 선택 기준을 “많은 연봉”으로 잡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연봉을 주게 되면 그만큼 직장에 희생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배”가 된다.
즉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좋은 직장과 현실은 생각보다 그 괴리가 꽤 있다. 꿈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신입 시절에 이런 점에 대해 굉장히 순진했던거 같다. 직장에서 노력만 하면 손쉽게 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직장 생활 2년만에 180도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현재도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내 직장 생활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 그리고 직장을 다닐 때 이상하게 난 “싸움꾼”이 돼버리고 있었다.
어쩌다 난 직장에서 싸우지 않을 수 없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큰 직장. 그리고 직장동료들
20대 초반까지 학교를 다닐때는 직장 생활에 대해서 나름 이상적인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캠퍼스에서 자유롭고 낭만적인 생활을 하며 좋은 친구들 혹은 연인과 자유로운 소통을 할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혹시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가게 되면 요런 모습을 떠올리시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직장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기껏 생활비 밖에 안 되는 월급을 주면서 위의 경영자부터 중간 관리자들은 모든 걸 잘하길 원한다.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회의나 업무 공유 자리에서 저렇게 웃으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다양한 지식이 요구되고 많은 스킬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해도 같이 상대하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어딜가다 “똘아이”들이 존재한다.
2020.04.05 – [리뷰/직장] – 직장에서의 똘아이 보전 법칙은 통하더라
지금까지 몇차례 다닌 직장에서 단 한 번도 “똘아이”들을 안 만나본 적이 없다. 똘아이들과 같이 업무 협업을 하면 이상하게 시리 내 정신과 몸이 피곤해진다. 마음을 가다듬고 수없이 “참을 인”자를 마음속에 새겨도 역시 똘아이와 같이 일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똘아이들에 치이는 동시에 위에서 내려오는 “일정 관리”는 내게 늘 스트레스이다. 어딜 가나 늘 그랬듯이 “최대한 빨리” 일을 끝내길 원한다. 그러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정을 잡고 내게 강요한다. 결국 그 일정을 지키기 위해 온갖 꼼수와 처세술만 늘어난다.
매년마다 이루어지는 “연봉 협상”은 그저 형식적일 뿐이다.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를 대고 정말 코딱지만큼만 올려준다. 기껏해야 1%? 2%?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안 오른 거나 마찬가지이다.
이러다 보면 내 마음속에 피로감, 분노, 스트레스, 미래의 불안감, 직장 생활의 회의감, 매너리즘 악화, 불신 등이 생기게 된다. 내 속의 게이지가 점점 쌓여가고 있는 와중에…. 내가 결국 싸우게 되는 요인이 발생한다.
나를 건드리는 사람들
똘아이들과 일정 압박을 하는 상사들은 늘 상대하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내가 싸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마는데 그때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일을 떠넘기는 직장동료”다.
이들은 똘아이들과 약간 다르다. 똘아이들은 같짢고 아예 상대하기 싫지만, 이들은 마음속에 분노를 일으키게 만든다. 쉽게 말하면 “극단적 이기주의자”라고 할까?
사실 직장 생활은 누구나 다 힘들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억지로 만나야 하며 가기 싫은 곳을 억지로 가야 한다. 같은 직장에 있다면 누구나 같은 조건일 것이다.
하지만 어딜 가나 꼭 정말 분노를 일으키는 부류가 있는데, 힘든 일을 안 하기 위해 요리조리 쏙쏙 빠지는 얌체 같은 족속들이다. 온갖 핑계를 대가면서 맡은 일을 은근슬쩍 피해 간다. 정말 얌체 같은 경우는 힘든 일이 예고되어 있는 날인데 꼭 그런 날만 “휴가”를 쓴다.
이 중에서 내가 “죽빵”을 날리고 싶은 경우 중에 하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한테 일을 계속 떠넘기는 경우다. 결국 나도 참지 못하고 분노가 폭발한다.
이들은 정말 “동료애”가 하나도 없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라는 식이다. 나만 편하면 되지…라는 엄청난 이기주의에 일부러 모른 척하는 스킬을 시전 한다. 그리고 양심도 없어서 본인이 실수를 했더라도 절대 미안하단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나는 성격이 처음에는 참고 있다가 이런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할때 대놓고 얘기하는 편이다. 그래서 결국 싸우게 된다. 물론 “몸싸움”을 하진 않지만 회의 시간에 큰 소리로 싸운 적도 있고 욕을 한적도 있다.
웃기게도 내가 싸우는 대상은 나보다 경력이 많거나 나이가 많은 윗사람들이다. 경력과 나이가 많으면 그만큼 “꼼수”와 “이기심”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유도리 있게 행동하는 게 없고 정치를 잘 못하는 편이라 더더욱 그런 듯하다.
즉 같이 힘든 직장 생활에서 상대방을 이용하고 자신만 편하려는 이기적인 행동이 내 눈에 거슬리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그 이용 대상이 내가 되었다면 나도 모르게 분노가 폭발했던 것이다.
“싸움”은 득일까? 실일까?
다녔던 직장 중에서 최소 1번은 누군가와 싸웠던 나. 이 싸움은 내게 이득일까? 손해일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손해”였다. 회사에서 누군가와 싸우고 나서 나를 대하는 태도는 분명 달라졌지만 그 대상이 나보다 높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소문은 퍼지고 나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물론 싸움을 했다고 해서 내가 마냥 손해 본 것은 아니다. 치고받고 몸싸움을 했으면 난 “경찰서”에 끌려갔겠지만 말싸움을 주로 했기 때문에 나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제스처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상대방도 나의 불만을 알게 되고 더 이상 나에게 이기적으로 대하지 않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싸움이 있고 나서 난 그 회사에 오래 다닐 수는 없게 된 듯하다. 아무래도 나에 대한 인사평가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사 평가가 좋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는 나한테 제재가 가해지게 된다.
그게 진급이 되었든, 연봉이 되었든, 업무가 되었든 간에 나한테 불리하게 돌아가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난 그 행동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그 상대방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사에 대해 전반적인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기주의자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그런 행위가 가능하게 한 윗선의 프로세스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월급 루팡”들인데 이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에 붙어있으면서 꼼수나 쓰는 것이다.
그런 월급 루팡들한테 “엿 먹어라”라는 의미도 담겨 있고 어차피 나갈 거 정신들이나 차려라 하는 마음에 질른 것도 있다. 그래서 결국 그 회사를 “퇴사”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직장에서 싸움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당연히 “싸움”은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 점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닐 때 알고 있어야 하는 팁은 불만이 있거나 내가 손해를 많이 본다는 판단이 들면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당신이 표현을 하지 않으면 윗사람이나 경영자들은 회사 생활을 문제없이 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버린다.
물론 어느 직장의 경우에는 “표현”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거나 경영자가 “똘아이”인 경우다. 그러나 최소한의 표현도 허락하지 않는 회사라면 솔직히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표현”을 하는 것은 좋지만 나같이 “싸움”을 하게 되면 결국 내가 손해를 보고 만다. 우리나라 기업문화가 아무리 좋게 바뀌어도 싸움이나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좋게 볼리는 없다.
그래서 “싸움”은 되도록 피하라고 하고 싶다.
“싸움”을 해도 되는 경우는 물론 있다. 나와 같이 상대방의 극단적 이기주의를 도저히 못 봐주겠거나 날 괴롭히는 상대방 때문에 도저히 그 회사를 못 다니겠으면 한번 질러도 상관없다. 대신에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길 자신이 있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