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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인간관계가 어렵다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제 아무리 초능력자이고 혼자 살 수 있다고 쳐도 혼자서 그리 오래 살지 못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누군가와 “관계”를 끊임없이 맺는다. 이미 당신은 태어날때부터 나를 낳아준 부모와 “가족”이라는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갓난아기 때에 당신의 부모는 당신의 생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당신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또한 성장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지에서 모르는 이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사회”라는 개념을 배우게 된다. 즉 인간의 성장에는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야만 성장이 가능하다.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홀로 성장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관계”는 인간이 죽을때 까지 지속되는 행위이다. 어느 누구도 “관계”에 대한 것을 살면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단순히 먹을 것을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마주치고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하고 먹을 것을 산다. 이것 또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인간관계”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위에서 예를 든거와 같이 물건을 사기 위해 잠깐 마주치는 “관계”는 필수적이지만 내 생활 속에서 매일같이 마주치면서 대화를 하는 “관계”는 다른 개념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관계”란 나의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을 위해 자주 마주치는 “관계”에 대한 주제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쉽게 예를 들자면 “직장동료”, “학교 선/후배, 동기” 등이 있을 수 있다. 즉 어떤 사회적 행위를 위해 자주 마주치고 대화를 해야 만 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당신의 인간관계는 어떠한가?

한창 성장기의 “관계”는 사실 필요에 의한 관계는 아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초, 중, 고교에서 같은 반 아이들과의 관계는 단지 지식을 쌓고 학업을 하기 위해 또래들 끼리 모인 별다른 의도가 없는 관계이다. 그래서 서로 처음부터 관계를 맺을 때 큰 어려움은 없다. 아이들이 같은 반 친구들끼리 친해지는데 무슨 의도가 필요할까? 단지 말이 잘 통하고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물론 어린 학생 시절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교 폭력”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만 그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 이 시절에는 서로 관계를 맺는데에 큰 벽은 없다. 치고받고 싸워도 이내 금방 풀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만큼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거나 복잡하지 않다. 

“관계”라는 게 복잡해지는 순간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하거나 취업 전선에 뛰어들거나 하게 되면 같은 또래라고 할지라도 개개인의 생활 패턴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학창 시절에 거의 비슷비슷한 생활을 했던 시기에 비해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때부터 “관계”에 대한 시선과 생각이 달리질 수 밖에 없다. A라는 사람은 대학생이고 B라는 사람은 직장인이다. 그런데 이들 A와 B의 생활 패턴이 같을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심지어 A라는 사람은 대학생인데 C라는 사람도 대학생이다. 이들이 생활 패턴이 같을까? 아니다. A라는 사람과 C라는 사람의 전공이 다르면 생활 패턴은 또 달라진다. 

따라서 자연스레 관계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다. 또한 관계를 맺더라도 필요에 의해서 맺는 것이지 강제적으로 맺는 관계는 거의 없어지게 된다. 나이가 20살인 A라는 대학생과 B라는 직장인이 서로 만날 이유가 있을까? 절대 없을 것이다. 또한 A라는 대학생과 C라는 대학생은 전공이 각각 다르다. A와 C는 만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래서 성인이 되고 나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과 필요에 의해서 관계를 만들어간다. A라는 사람이 학과 수업에서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룹을 맺어서만 해야 한다고 한다. 이때 C라는 사람과 같은 조로 짜여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A와 C는 서로 자신들의 생각과 대화를 주고받는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이들 A와 C는 서로 간의 필요에 의해 관계가 맺어졌다.  

그럼에도 한창 젊은 나이인 20~30대의 젊은 청년들은 “관계”를 맺을때 수월하다. 그 이유는 사회생활의 초창기이기 때문이다. 아직 경제 활동 초창기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있어서 좀 더 유연하다. 또한 경험이 없고 진취적이다 보니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 설정에 딱딱하지 않다. 대학생들이나 젊은 직장인들끼리 동아리 활동이나 사교 활동에 적극적인 것도 아마 이해관계에 있어서 좀 더 유연하기 때문일 거 같다. 

근데 이상한점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시선과 생각이 바뀐다는 점이다. 직장생활만 십수 년을 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다 보니 새로운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음을 느낀 것이다. 즉 내 시선으로 봤을 때 위험하다 싶은 사람들과는 절대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생각이 바뀐걸까?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대학생활 때와 직장생활 초반만 하더라도 같은 대학 또래들과 같은 직장 또래들과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대하여 큰 거부감과 어려움은 없었던 거 같다.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나서길 좋아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덕인 단체 행동과 어울리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었던 탓이었다. 

그래서 대학 때에도 같은 과 동기, 후배들과 되도록 친해지는 것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 날 때 밥을 사기도 하고 술자리를 함께 하기도 하며 고민이 있으면 서로 들어주고 얘기해주는 관계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즉 인기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직장생활 초반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첫 입사 동기들과의 잦은 모임과 퇴근 후 별도 모임까지 잘 어울리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물론 이런 관계 맺음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회사 업무 할 때도 도움도 받고 주기도 하는 등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았던 거 같다. 

하지만 직장 생활의 연차가 늘어나고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기면서 인간관계에 대하여 점점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딱히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내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전부 좋은 사람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고 경제활동을 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된다. 좋은 사람도 있지만 사실 좋은 사람의 정의가 불분명할 정도로 자신의 이익과 위기 모면 대처를 위해 음해, 방해, 논점 흐리기, 뒤통수치기 등의 온갖 이상한 행위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데 이상한 점은 나이가 들고 직장 생활 연차가 쌓여갈수록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점점 어려워져서 사람들의 마인드가 바뀐 걸까? 같이 일을 하는 직장 동료들을 대할 때 마음 편하게 대한 적이 없다. 일을 진행할 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 틈을 파고들어 내 잘못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하물며 요즘 뉴스 기사나 TV 뉴스를 보고 있자면 별의별 사건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사기, 고소 사건 관련 뉴스가 많은데 믿었던 지인들에게 사기를 당하거나 뒤통수를 맞는 내용들이 부지기수이다. 심지어는 길가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느닷없이 봉변을 당하는 “묻지 마 폭행” 사건도 발생한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우리나라. 정이 많고 손님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던 온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고 실제로 이웃끼리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먹을 것을 나누기도 한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미덕은 더 이상 베풀 수 없는 사회가 된 듯하다.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의심과 경계부터 하게 된다. 생전 연락을 안 하던 이가 갑자기 연락을 했을 때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내게 연락을 할까?라고 의심부터 한다. 의심을 안 하려고 하지만 역시나였다. 결혼 발표, 보험 가입 권유 혹은 다른 무슨 목적으로 인한 의도성 연락인 셈이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며 병들은 것일까? 자유 시장 경제체제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걸까? 

난 공동주택에 거주한다. 흔히들 얘기하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 우리 옆집과는 아무런 소통과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옆집과는 더 이상의 관계 맺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옆 집하고 사이가 좋지 않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옆집과는 완전 남남이고 사이가 좋고 나쁘고의 관계도 되지 않는다. 즉 아무런 교류가 없고 완전 모르는 사이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옆집과 친근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 이유는 옆집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그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나의 성향과 완전히 맞는 사람은 결코 없다. 그런데 그거와는 별개로 그 사람들이 나와 관계를 맺을 이유는 사실 경제적인 이유나 다른 목적 아니면 관계를 맺을 이유가 결코 없을 것이다. 내가 옆집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내게 피해를 끼칠지는 정말 아무도 모른다. 반대로 그쪽 사람들 입장에서도 나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그 사람들도 내가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가끔 옆집 사람들이랑 복도에서 마주 칠일이 있는데 옆집 사람들은 나랑 절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지 않는다. 우리 집이 4층이라서 걸어 내려갈 수 있는 거리인 것도 있지만 이걸 봤을 때 그 사람들도 나와는 어떠한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무언의 행동인 셈이다. 

같은 동네, 옆집에 사는 사람들도 이럴지인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매일같이 보면서 대화를 하는 게 과연 쉬울까? 특히 성과를 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직장인들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것임에 틀림없다. 

직장 생활을 십수 년 해보니 가장 좋은 방법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방어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나와 직접적으로 업무가 엮이지 않으면 그들과 절대 사적인 대화를 하거나 공적으로도 업무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 동료들 하고는 정말 비지니스 적인 관계로만 대하는 게 제일 최선의 방법인 듯하다. 

나이 들면서 인간관계는 더욱 어려워지는 거 같다

어렸을때의 순수한 인간관계가 그립다 – Pixabay

난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 새로운 누군가와 대면하는 건 쉽다. 그렇지만 대화를 편하게 하고 친근하게 지낼 사람을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거 같다는 느낌은 든다. 

내가 선의를 가지고 누군가를 대한다고 해도 그 상대방은 결코 나에게 선의를 가지고 대하지 않는다. 나를 만날 때 주판알을 두들기면서 이득이 있으면 만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나와의 연락은 끊기는 것이다. 이런 점을 깨달은 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게 좀 아쉽기도 하다. 

이런 거를 보면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 걸로 보인다. 특히 현대 사회와 같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직장동료들 중에서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TV나 뉴스 기사에서 “인맥왕”이라고 불리는 연예인들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그게 뭐가 좋다는 거지?…”

이제 내가 마음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내 옆에 아내뿐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면 남자고 여자고 할 거 없이 친구들과의 연락이 끊긴다고 하던가? 예전에 친했던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들이 있지만 이들과의 연락도 어느 순간 다 끊어졌다. 사실 중학교 때 만났던 친구들을 현재 만나게 되면 대화거리가 과거에 머무르게 된다. 그 친구들과 나는 이해관계가 완전히 다르고 삶의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대화를 해봤자 이제는 소통이 잘될 리가 없다. 

시간을 흘러가고 사회가 복잡해지고 삶은 편해질지 몰라도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커지는 중이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새로 만나긴 할 것이다. 주로 비즈니스 적으로 만나겠지만 이들과 편한 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의 순수했던 마음으로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놀던 시절이 그립다. 의도를 가지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경계를 가지고 만나는 것도 아니었던 시절. 단순히 같이 놀고 같이 대화하는 게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인간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을 듯하다. 이 세상이 개벽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인간적인 면이 그리운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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