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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 면접 본 썰

회사 생활을 나름 열심히 하던 도중, 내 메일 계정으로 한통의 메일이 전송되었다. 그 메일은 “헤드헌터”의 메일이었다. 

솔직히 “헤드헨터”의 메일은 크게 관심을 기울을 만한 내용은 거의 없다. IT 개발일을 하면서 십수 년간을 살았지만 헤드헌터의 제안은 솔깃하긴 해도 실제로 속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업무, 생각과 다른 연봉, 들은 것과 다른 회사 내부 환경 등은 내가 헤드헌터를 “불신”하게끔 만들었다. 

몇 번 속은 뒤로는 특별한 내용 아니면 헤드헌터의 제안은 참고만 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같은 기업 평판 서비스들이 많기 때문에 헤드헌터들의 입에 발린 소리를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조회만 해보면 대략적으로 헤드헌터들이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기업 평판 서비스는 “잡플래닛”이다. 내가 재직중인 기업에 대한 평가글을 올리면 다른 회사의 평가 글을 조회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잡 플래닛의 평가글이 100퍼센트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들어 이직한 회사들의 평가글과 평점은 잡플래닛의 평가글과 평점을 어느 정도 신뢰하게 만드는 듯하다. 

2021.08.31 – [리뷰/직장] – 중소기업 이직시에 지원한 회사가 다닐만한지 판단하는 법

따라서 “헤드헌터”들이 제시한 회사의 정보를 “잡플래닛”으로 조회만 해봐도 내부 사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근데 정말 웃기는 건 헤드헌터들이 추천한 회사들은 하나같이 평점이 3점을 넘는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2점대 초/중반의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회사들을 내게 추천하면서 미래가 좋다느니 워라벨을 보장한다느니 혹은 좋은 연봉과 조건으로 입사하게 해 주니 등의 사탕발림은 전혀 소용이 없다. 뻔히 보이는 회사를 추천하면서 수수료만 챙기려는 그들의 속셈에 씁쓸함을 느낄 뿐이다. 즉 구직자를 이용하려는 장사치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런 상황에서 헤드헌터에게 온 한통의 메일은 뻔한 내용일 거라 생각하고 무심코 봤는데…. 어느 대기업의 개발 직군 자리였다. 무엇보다도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랑 매우 유사한 일이라서 내게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대기업에 지원하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H사”의 계열사. 이번 헤드헌터의 추천은 내게 구미를 당기게 해 주었다. 난 그동안 직장생활에서 “대기업”을 다닌 적이 없다. 중소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을 맴돌다시피 했다. 

2020.09.13 – [리뷰/직장] – 내가 다녔던 직장들이 다 거기서 거기였던 이유는?

대기업에 지원을 한적도 없고, 대기업을 들어가기 위해서 이력서를 세세히 작성한 적도 없었다. 그리고 대기업을 갈 생각도 딱히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헤드헌터의 추천은 한 번쯤은 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한번 지원해 보기로 했다. 

지원 동기는 이렇다. 이 앞전에도 언급했지만 내가 현재 하는 일과 많이 유사한 업무이다. 개발직군이고 내가 사용하는 SDK와 동일한 SDK를 사용하여 개발한다고 한다. 따라서 일의 연속성이 나름 보장된다. 

그리고 현재 회사에 대한 불만이 나름 고조되어 있었다. 현재 다니는 회사는 사실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많이 거리가 먼 회사였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시간이 길어서 간단히 얘기하자면 “체계가 엉망”인 회사다.  

또한 가장 큰 이유는 “연봉”이다. 헤드헌터의 추천에는 약간의 과장(?)과 거짓말이 섞여 있지만 연봉적인 부분에는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연봉은 나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연봉의 경우에는 대기업 계열사답게 꽤~ 많이 제시한다. 

일의 연속성과 연봉의 엄청난(?) 상승은 내게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국내 5대 기업의 간판은 내 커리어에 있어서 연봉 외에도 꽤 가치가 있는 자산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난생처음으로 “대기업 계열사”를 지원하게 되었다. 

이번 대기업의 지원은 내 커리어상으로 한단계 점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 pixabay

지원 과정은 나름 순탄했다. 전에 헤드헌터를 통해 중견기업 이하는 지원해 본 적이 있지만 대기업은 처음이라서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몰랐었다. 국내 5대 기업에 속해있는 “H사”의 채용 과정은 예상을 깨고 단순했다. 

전에 경험했던 헤드헌팅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류전형 – 인성검사 – 면접 – 합격”의 과정을 거친다. 내 이력서를 헤드헌터에게 넘기면 헤드헌터는 자신의 고객사인 “H사”에게 내 이력서를 넘겨준다. 의외로 서류 전형 결과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2일 만에 바로 알 수 있었으며 결과는 “합격”이었다. 

첫 관문을 통과했을 때만 해도 그렇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서류전형은 채용 심사 과정에서 초반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 언제든지 탈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쁜 소식이라는 헤드헌터의 말을 듣고 뭐 운이 좋았겠지…라고 생각한 이후에 다음 전형을 진행하였다. 

다음 전형은 “인성검사”다. 5대 기업답게 H사 자체 인성검사 프로그램이 있다. H사의 채용 담당자로부터 1통의 메일을 받았는데, 인성검사 관련 링크를 알려주면서 주말 시간 날 때 인성검사를 진행하고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첨부된 가이드 문서를 읽어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아이큐 테스트 같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게 아니었다. 말 그래도 “인성검사”인데, 그 회사의 채용 기준에 맞는 인재를 걸러내기 위한 “도구”이지 않을까 싶었다. 

헤드헌터로부터 인성검사에 대한 가이드를 전달받았는데 절대 “잘 보이기 위한” 답을 찍지 말라고 한다. 보통 직장 생활을 했던 직장인들은 회사가 어떤 인재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감”이 나름 있다. 성실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묵묵하게 딴생각하지 않고 오래 부려먹을 수 있는 인재?를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대다수가 좋아한다. 

그런데 뭐 헤드헌터가 솔직하게 진행하라고 하니 그냥 내 생각대로 답을 찍었다. 인성검사는 1시간 내에 대략 300문항? 정도 빠른 답을 찍어야 한다. H사의 인성검사는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생소했었는데 아뿔싸!!! 처음 요령을 파악하지 못해 2문항을 답을 안 하고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인성검사는 각 문항마다 제한 시간이 있어서 제한 시간 내에 5~6문항을 찍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 버린다. 아… 이것도 내 운이거니 하고 나머지 문항들을 잽싸게 내 생각대로 찍었다.  

2문항을 그냥 넘긴 것이 마음에 걸렸다. 뭐 떨어지면 어쩔 수 없지 라는 생각으로 1~2일을 기다린 결과…. 음? 인성검사도 합격이란다. 헤드헌터를 통해 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조만간 면접 일정을 H사 계열사로부터 통보받는다고 했다.

내게도 대기업을 가게 되는 기회가 서서히 열리는 건가?

난생처음으로 “대기업 면접”을 진행하다.

인성검사 합격 통보를 받아보니 이제는 실감이 조금 났다. 대기업 정규직의 문턱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5대 기업 H사의 간판에 꽤 많은 연봉 그리고 내가 했던 일의 연속…. 김칫국이었지만 나름 기쁨에 젖어 있었다. 

면접을 위해 오랜만에 정장을 세탁하였다 – pixabay

사실 이 블로그의 앞전 글에도 기술은 했지만 “대기업”에 가는 건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분명히 있다. 우월한 갑의 위치에서 많은 연봉과 복지 혜택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지만 돈 준만큼 정신적 스트레스와 많은 업무량을 할당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렇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을 보는 것은 그만큼 내가 하는 일의 경력직이 급하게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난 좋은 스펙의 소유자도 아니고 좋은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다. 그 흔한 자격증 하나 없었고 영어를 잘하지도 않으며 해외 연수도 다녀온 적도 없다. 

단지 “경력”이 많을 뿐이다. 중소, 중견기업을 왔다 갔다 했지만 나름 내 커리어는 명함을 내밀 정도는 되는 수준인데 H사가 내 커리어가 나름 마음에 든 것뿐이다. 

여하튼 면접이 잡혔다는 소식에 와이프한테도 언급을 했더니 나름 기뻐하는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래~ 언제 대기업 가보나… 이번에 꼭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면접일까지 내 커리어를 다시 되새겨보고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면접 일정은 생각보다 10여 일 후에 잡혔다. 그 이유는 중간에 “설 연휴”가 끼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준비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예상 답변 리스트를 정리하였고 내가 했던 경력사항에 대하여 다시 되돌아보고 머릿속에 매일 같이 그려봤다. 

면접 일정 안내 메일에는 면접 시에 단정한 캐주얼 복장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대다수의 회사들은 면접자들의 복장도 꽤 눈여겨 본다. IT나 디자인 업종같이 복장에 신경 안쓰는 회사들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깔끔한 정장을 입고 가는게 면접시 첫인상에도 좋다. 

그래서 오랜만에 안 입던 정장을 꺼내서 세탁소에 맡겼다. 맡겼던 정장을 입어보니 그동안에 살이 많이 찐 건가? 상의가 많이 끼어서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다. 물론 바지도 허리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꽉 끼게 되었다. 

뭐 잠깐 입을 거니까 조금 고생하면 된다. 일단 목표는 면접에 합격해서 “대기업”에 다니는 거니깐. 이렇게 면접일까지 열심히 시간을 쪼개서 준비를 하였고 직장 생활을 병행하였다.

예상외의 면접

면접 시간은 평일 화요일 오전 10시였다.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30~40분 되는 거리다. 면접 장소가 주차도 가능하다고 해서 자동차로 가는 게 편하겠다는 판단하에 자가용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도 아침시간이니 변수를 생각해서 1시간 30분 전에 미리 출발하기로 했다. 자동차로 이동하다 보면 사고가 나거나 차가 막히는 등의 예상외의 암초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면접에 늦는 것은 일을 그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 완화 겸 일찍 출발하였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 “오전 반차”를 사용하였다. 면접만 보고 오후에 회사로 복귀하기로 하였다. 물론 그날 결과는 알 수 없겠지만 합격했다는 느낌이 든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현 회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즐거운 상상을 했다. 그런 와중에 면접 장소에 출발한 지 40분 만에 도착하였다. 

면접장소에 미리 도착해서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 pixabay

미리 도착하면 난 근처 커피숍에 들어가서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대기한다. 그러면 긴장도 완화되고 면접 전에 머릿속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뭐 이런 것은 면접을 나름 많이 본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다. 

그러면서 “자기소개” 멘트를 되새겼다. 면접을 많이 다녀보니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면접관들이 면접을 시작할 때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보라고 한다. 최근에도 이직을 해보다 보니 아예 “자기소개 멘트” 양식을 정리하여 외우고 다녔는데, 그 멘트를 다시 차근차근 떠올려 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 덧 면접 20분 전이 되었다. 내 휴대폰을 보니 문자 메시지로 이미 헤드헌터가 잘 도착했냐고 물어본다. 걱정하지 말라고 답장을 보낸 다음에 면접 장소로 이동하였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아늑한 분위기의 회사. 도착했다고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니 젊은 사람이 나왔다. 인사 담당자라고 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에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대략 10분 정도 기다렸던가? 좀 전에 봤던 인사 담당자와 두 사람이 더 들어온다. 한사람은 H사 계열사의 대표이사고 다른 한 사람은 기술 책임자라고 했다. 그렇게 총 세 사람과 나 혼자와의 면접이 시작되었다.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한다.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좀전에 머릿속에 새겨놨던 자기소개 멘트를 술술 나열한다. 여기까지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면접은 이후에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내 이력서를 쭉 살펴본 대표이사는 전에 일했던 회사들의 정보들을 물어본다. 기업 규모가 얼마나 되느니 주력 아이템이 뭐니… 그러면서 전 회사를 그만둔 이유를 묻기 시작한다. 

응? 개발자를 뽑는다고 하면서 기술적인 것을 자세히 물어보는 게 아닌 퇴사 사유에 대해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자세히 알려달라고 한다. 경영상에 이유로 퇴사했다고 하는데 어떤 경영상의 퇴사 이유인가? 구조조정이 있었나? 아님 다른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나?라는 식으로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인사 담당자라는 사람은 내가 전에 다니던 회사의 이력에 대해 사전에 조사한 거 마냥 술술 나열하기 시작한다. 특별히 구조조정이 된 증거가 없는데 왜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걸로 적었냐는 것이다. 자세하게 퇴사 사유를 알려달라고 한다. 

당황했다. 그리고 예상외의 답변이다. 개발자를 뽑는다고 해놓고 그만둔 사유에 대해 집착하는 회사는 처음 본다. 솔직히 그만두는 것은 웬만해선 실업급여까지 받는 단계까지 사람을 놔두지 않는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어떻게든 실업급여를 안주는 선에서 내보내길 원한다. 그래서 경영상의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에게 스스로 나가게끔 만드는 회사들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상 답변을 준비한 게 미흡했다. 살짝 어설픈 답변을 하였고 나름 요리조리 피하려고 사유를 댔다. 그런데 크게 공감은 못하는 모습이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나의 성격이나 내 목표, 혹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 무슨 인성검사 2탄도 아니고 내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다시 검증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니 내 성격 가지고 집요하게 추궁한다. 

정작 기술적인 질문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개발자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세세하고 설명하거나 답변을 원할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기술적인 부분을 질문을 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기술적인 내용은 오간 게 별로 없다. 

1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하였지만 아주 예상을 빗나간 면접이었다. 물론 면접관들은 끝까지 정중했고 매너를 지켰으며 면접자를 배려하였다. 나름 전통 있는 대기업답게 그런 모습은 보기 좋았다.  

면접이 끝난 후 인사 담당자의 안내로 면접장을 빠져나왔다. 주차 결재 처리를 해줬으며 친절하게 결과는 이번 주 내로 헤드헌터를 통해 통보해주기로 하였다. 

면접을 잘 봤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막힘이 없었고 대답을 잘했기에 합격 가능성을 80%까지 봤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후에 회사를 복귀하였고 그동안에 채용 과정을 마무리하였다.

한 겨울밤의 꿈…..

면접을 화요일에 봤으니 이번 주 까지라면 3일 남은 셈이다. 와이프한테도 면접을 나름 잘 봤다고 하였고 대기업 진출이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다. 주변 친밀한 지인들에게 이런 면접 경험담을 이야기해주었고 축하한다는 말도 들었다. 일단 김칫국을 잔뜩 먹은 셈이다. 

2022년 새해에는 대기업에서 보낼 것이라 생각했다 – pixabay

하지만 이런 즐거운 상상은 3일 만에 처참히 깨졌다. 이번 주인 목요일까지도 결과 통보가 오지 않은 것. 조금씩 느낌이 안 좋아지는 것을 직감했다. 물론 아직은 판단하기에 이르다고 생각했다. 이번 주말인 “금요일”이 남아있으므로… 

결과 통보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이 다가왔다. 전날 밤은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잠을 청했던지 푹 잔 거 같다. 그렇게 결과를 기다리며 출근을 하고 있던 찰나 내 휴대폰으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헤드헌터입니다.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네요. 불합격하였습니다.” 

아…. 면접까지 가서 많이 기대했건만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크게 기대는 안 했다고 하지만 합격 눈앞에 있던 터라 더욱 아쉬웠던 터였다. 한숨을 쉬고 난 다음에 회사에 도착해서 아내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역시 문턱이 낮지는 않구나. 뭐 어쩔 수 없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중에 얘기를 해보니 참 아쉽다 했다. 한 일주일 정도 꾸었던 “한 겨울밤의 꿈”은 그렇게 저 멀리 날아가 버린 듯했다.

나름대로의 면접 분석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나름 분석한 내용을 적어보고자 한다. 왜 나는 면접에서 떨어졌을까? 

가장 걸리는 부분은 나의 “잦은 이직”이다. 나의 직장 생활은 한 곳에서 최대 5년 정도이고 짧으면 6개월 정도의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이직하기도 했다. 아마도 “H사”는 그런 이직 경험이 많은 사람은 좋아하지는 않은 듯했다. (그럼에도 면접을 보자고 한 것은 의아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면접 시에 “퇴사 사유”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실질적인 퇴사 사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다니던 곳이 이상하거나(어려워지거나) 혹은 사람 때문에 도저히 못 다니겠거나.. 

내가 이렇게 퇴사했다고 하자 다소 납득이 안 간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좀 더 회사에 남아서 버텨 별 생각은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 이 회사는 회사가 어려워져도 잘 버티고 꿋꿋하게 일하는 “노예”를 원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역시 오래된 회사답게 “보수적”이다. 

또한 나의 성격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다. 여기에 별 준비를 안 했던 터라 내 성격의 단점과 장점을 이야기했더니 단점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여기서 느낀 점은 아마 나의 성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며 그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를 평가하는 거 같았다. 

오히려 커리어 상의 경력 내용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것이 적었다. 이걸 볼 때 이 회사는 기술적으로 그리 뛰어난 회사는 아니라는 뜻이 된다. 즉 내 인성적인 부분만 괜찮다고 판단이 되면 아마도 합격했을지 모른다. 

난 그 회사에서 같이 일하기에는 인성적으로는 맞지 않는 인재였다. 즉 그들이 원하는 인재는 갖은 어려움이 있어도 잘 버텨내고 장시간 일하더라도 군소리 안 하고 말을 잘 듣는 인재가 필요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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