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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이상 “결혼”을 강요하지 말라

다시 내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내게는 이제 갓 3살짜리 어린 딸이 있다. 딸이 태어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딸이 태어나고 나서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았다.  

우리 부부는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가지길 꺼렸다. 그 이유는 “신혼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다. 연애를 오래 하지 않고 결혼을 해서 그런지 뭔가 아쉬웠다. 또한 아내는 자리 잡은 직장에서 좀 더 일을 하고 싶어 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당장 아이를 가지기보다는 직장에서 일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결혼하고 나서 5년 동안은 정말 즐거웠다. 특히 연애때 가보지 못한 해외를 많이 돌아다녔다.

해외 뿐만 아니라 주말이든 휴일이든 시간만 나면 전국 각지로 여행을 다녔다.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들이었고 아내도 꽤 즐거워했다. 우리는 결혼하기 전에 각자가 생계를 위해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여행을 통 다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결혼한지 5년 만에 우리는 드디어 “딸”을 얻었다.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  

위 사진속의 아이가 내 아이는 아니지만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 딸”을 보는 거 같다. 우리 딸도 자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하지만 키우는 과정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고 현재도 부모로서 역할을 다하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내 인생에 있어서 크게 2가지 전환점이 있다. 첫번째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을 때고 두 번째는 내 딸이 태어난 시점이다.   

결혼을 진행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별게 아니었다. 그렇게 즐거운 신혼 생활을 보내고 나서 “아이”가 태어나니 이후는 우리 둘만 있었을 때보다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우리 삶이 변했다

생각보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삶의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아이로 인해 신경써야 할 일이 너무 많았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지출이 발생하였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신경을 쓰게 된다 – pixabay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한 100일 동안은 우리 부부가 잠을 편하게 못잔거 같다. 아이가 100일이 되기 전까지는 2시간마다 한 번씩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 우는 아이에게 분유를 타서 줘야 하고 당장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 나보다 아내가 그 역할을 도맡아 했다. 그래서 아내는 한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또한 우리 부부에게 “주말”은 없었다. 주말에는 아이를 돌보느라 모든 신경을 아이에게 집중해야 한다. 특히 아내는 화장실 한번 가기도 어렵다. 누군가는 아이 옆에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내가 회사에 출근하고 없는 동안에는 꽤 힘겨워했다.  

그러다 보니 아내는 몸이 아프다고 하거나 신경질 적인 반응을 자주 보이기도 했다. 우리 사이에는 다툼이 늘었고 뭔가 이런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랬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클수록 새로운 상황과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이가 성장을 잘하는지 신경이 쓰이고 걸음마를 잘 하는지 걱정이 된다. 먹는 것은 제때 잘 먹이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늘 신경이 쓰인다.  

여전히 우리 부부에게는 주말이 없다. 주말은 아내가 좀 쉬면서 내가 아이를 좀더좀 더 돌봐주는 시간이다. 따라서 평일에 회사일 때문에 아내가 고생했기 때문에 주말에는 아내가 좀 더 쉬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이를 더 돌보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생활의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늘 피곤하고 아내와도 사이가 예전같지 않다. 물론 아내도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느라 굉장히 힘겨워하는 중이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이정도로 우리의 삶의 패턴이 바뀔 줄은 몰랐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지게 된 우리들은 나이가 들어서 갓난아이를 돌보는 탓일까? 아이를 돌보다 보면 금세 지치고 체력적으로 한계가 느껴진다. 

어른들이 20대때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혼은 배우자만 한 게 아니다?

결혼을 한 후에 아이를 낳고 나서 삶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느끼게 된 점이 있다.  

난 와이프랑 결혼한건데 왜 다른 사람들이 자꾸 간섭하지?  

결혼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양가 부모님의 관심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양가 부모들의 관심과 참견(?)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아이를 낳고 나서 양가 부모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 pixabay

물론 결혼 하고 나서도 참견이 전혀 없던 건 아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 부쩍 관심과 참견이 늘어났던 것이다. 아이를 낳고 나서 아내의 산후조리를 위해 장모가 우리 집에 와서 2~3주간 머물렀는데 그 기간이 그리 불편할 수가 없었다.  

이후에 아이가 성장하면서 “시어머니” 쪽에서도 와이프에게 직접적으로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아이가 어떻게 지내냐는 등의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처가 쪽인 장인, 장모는 수시로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으며 영상통화를 요구하고 아이를 데리고 오라고 재촉을 하거나 불쑥 우리 집에 찾아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우리 부부에게는 서로 불편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셈이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시어머니와 자주 통화를 하거나 관심을 가지는게 부담스러울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로 아이를 본다는 핑계로 처가 쪽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게 내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하지만 양가 부모 누구도 아이를 봐주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거리가 멀기도 했고 나이 들어서 아이 보는게 힘들다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단지 “아이가 예쁘다는 이유”로 우리 부부에게 관심을 가지고 참견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다. 

난 솔직히 이런 과도한 관심과 참견이 싫었다. 내 아이는 내가 키우는 것이다. 내 부모라고 해도 내 아이를 키우는데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다. 참견과 더불어 우리 부부의 상황과 어려움을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를 데리고 가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보고 싶다는 핑계로 자꾸 오라고 한다.  

결국 난 폭발하고 말았다. 아내에게 자꾸 참견하는 부모와 다퉜으며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고 불쑥 찾아오는 처가댁 부모들에게 자주 연락하지 말라고 전달했다.  

내 삶이 없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바뀌게된 가장 큰 변화는 “내 삶”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내 생활 패턴은 회사-집-회사-집의 반복이다.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끊임없는 반복된 패턴의 생활이다.  

회사에서도 쉬지 못하지만 집에서는 더더욱 쉬지 못한다. 집에서는 아이와 아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퇴근을 빨리 하기가 어렵지만 아내는 늘 빨리 집에 오라고 한다.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회사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런 부분 때문에 아내와 크게 다툰적이 있다. 아무리 내 입장을 설명을 해도 아이를 돌보기 힘든 아내 입장에서는 전혀 귀에 들리지 않는가 보다. 내가 만약 반대의 입장이라고 해도 그렇게 생각을 할까?  

아이가 생기니 생활비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내 월급은 그대로이다. 월급이 당장 오르지 않기 때문에 내가 쓸 돈은 점점 줄어들고 생활비나 아이에게 들어간 돈을 늘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좀 더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 부업이든 자기 계발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도통 나지 않는다. 집에 오면 내 시간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아이가 걸음마를 할 때는 그나마 컴퓨터라고 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났지만 현재 아이가 뛰어다니고 있는 시기에는 아이가 참견하기 때문에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답답했다. 그리고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었다. 그런데 아이를 돌봐야 하고 가정에 충실해야만 한다. 내가 집에서 아내를 도와주지 않으면 아내는 집에서 도통 쉴시간도 없다.  

그리고 아이의 미래가 밝지 않다

우리 딸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 태어났다. 

태어났을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병원에 들어가지 못했던 시기다. 한동안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감염병” 을 경험했을 때 때마침 태어난 아이가 우리 딸이다. 

그래서 태어나고 나서 한동안 밖을 돌아다니지 못했다. 그리고 되도록 사람들과 접촉도 피했다. 양가 부모들도 아이가 태어나기 초창기에는 보지 않다가 아이가 돌이 지나고 나서 그제야 조금씩 마주했을 정도다. (물론 그 이후에는 자주 보는 게 불편했을 정도다) 

지금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이가 걸어 다니고 외출을 할 때는 그 작은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안쓰럽기도 하다. 어쩌다 이런 시기에 태어나서 고생하고 있는지 미안하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더 사그라들 것이다.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고 다닐 날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미래를 봤을때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지는 희망적이지 않다. 나 스스로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고 아이에게 많이 해주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갈수록 아이들의 교육문제, 집값 문제, 취업문제, 환경문제가 심상치 않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교육비” 부담은 꽤 높으며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으며 환경오염도 심각하고 미세먼지, 질병 및 바이러스 문제도 언제 튀어나올지 모른다.  

또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공정하지 않은 취업 기회와 사회적 평등 보장”이 되지 않을 까봐 걱정이다. 이미 한국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평등은 깨져 있으며 좋은 일자리는 “뒷 배경”이 좋지 않으면 얻기 어렵다. 지금도 내 주변의 청년들이 기회를 얻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이제 당신은 누구에게 결혼을 강요 말라

아직 어린 아이를 두고 있는 가장이지만 난 대한민국에서 허리 세대에 속하는 나이이다. 

결혼은 누구에게는 행복하지만 누구에게는 불행할 수 있다 – pixabay

길지 않은 결혼 생활이지만 나름 결혼을 하고 나서 깨달은 게 있다. 일단 난 결혼을 해서 다행히도 “행복” 하다. 

하지만 결혼을 해서 “후회가 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혼자면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이 결혼을 하게 돼서 난해해지거나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결혼을 하고 특히 아이를 낳게 되면 내가 의도한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아이를 위해 부모가 어느 정도 희생을 해야 하며 좀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얻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내게 “시간”은 매우 소중한 존재이다. 물론 내 가족도 매우 소중하지만 “시간”은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귀중한 존재이다.  

만약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범한 나에게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투자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외에도 결혼은 의도하지 않은 외부요인들을 마주치게 된다. 시댁과 며느리의 갈등, 사위와 처가의 갈등 등등 둘이 좋아서 한 결혼이 “가족”이라는 굴레에 의해 행복의 요건을 때로는 파괴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혼자” 라면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누가 간섭을 하지 않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직장을 다닌다면 직장 외에 시간은 온전히 자기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제야 결혼에 대한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동안 나조차도 결혼을 안 한 지인이나 후배들에게 “결혼을 하라”라고 덕담을 던지게 매우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가 태어나는 기쁨은 정말 기쁘고 고귀하다. 하지만 그 아이를 책임질 사명감과 아이를 잘 돌볼 자신이 없다면 결혼은 나 스스로에게 “어려움”을 가져다 줄지 모른다.  

내 주변에는 나이 40~50대가 되어도 아직도 결혼을 안한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데 그들을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결혼을 왜 안했냐는 등의 사고를 가진건 이제 정말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혼은 이제 정말 “선택” 이다. 그리고 내 딸에게도 결혼을 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현재 깨달은 사실을 알고 10년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결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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