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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좋소기업을 피할 수 없다?
(정원집의 직장 처세술 & 직장인 가이드)
직장인으로 산지 어느덧 16년째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차장 직함을 달고 있고 업무에 대해 알아서 해야 되는 위치이다.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직장 생활이지만 당장 때려치고 싶어도 돈 벌 구석이 없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다니는 중이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단 한번도 괜찮다고 느껴본 중소기업은 경험 해 보지 못했다. 중견기업까지 가봤지만 결국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나 거기서 거기다.
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업무 프로세스대로 돌아가는 곳은 없었고 직장 내에서는 고인물들과 정치질, 상호간의 반목, 이기심이 난무 했다. 이런 부분에 실망을 하여 몇차례 짧은 기간동안 여러 회사들을 옮기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직장을 오랫동안 다니면서 나름 터득한 “처세술” 만 발달하는 거 같다. 위 링크 글들을 보면 그동안 내가 나름 쌓아온 “처세술 노하우(?)” 들이 녹아들어가 있다. 참으로 웃픈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정상적인 정신력으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거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희망하는 회사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소기업 중 최악의 회사인 “좋소” 기업을 경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위의 글은 “좋소기업”에 대한 특징들을 정리한 글이다. 당신이 좋소기업의 특징에 대해 알고 싶으면 위 글을 참고해도 좋다.
여전히 나는 중소기업이나 “좋소기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국내 초 대기업에 합격 직전까지 갔으나 신은 내게 그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
대기업을 가지 못했다고 해서 그 대기업이 내가 희망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국 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구조는 돈을 더 받거나 덜 받고의 차이만 있을 뿐 조직 문화나 기업 문화는 “직원 친화 적인 문화”는 아니다.
땅덩어리가 작고 자원은 없고 인구가 면적 대비 많은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서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 이 엄청나게 치열할 수 밖에 없는 나라다. 특히 이 나라 주변에는 세계 열강들이 딱 버티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들의 마인드도 유순하지는 않다.
그래서 차라리 직장을 다닌다면 “대기업”을 다니는게 나을 지 모른다. 일은 더 많이 하더라도 돈이라도 훨씬 많이 주기 때문이다. 현재 중소기업의 연봉 수준은 대기업의 60%도 채 안될 정도로 매우 열악하다.
본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전쟁 통에 기적을 일으킨 입지전적인 나라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경제 성장을 하였고 “대기업” 위주로 규모의 경제 성장을 했기 때문에 철저히 “대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전체 80% 정도를 차지하는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소수의 대기업의 일감을 따내기 위해 단가 경쟁을 하는 “노예식 경제 구조” 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고 대기업의 하청 일감을 받아 매출을 일으킨다. 비유로 하자면 “대감집의 노비들이 바로 중소기업” 이다.
자생적으로 성장한 중소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니 필연적으로 대기업과의 관계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고 그들간의 경쟁으로 인해 “단가 경쟁”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하게 일감을 따내는 식으로 영업 전략을 취한다. 이 결과는 당연히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에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의 영업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도 중소기업의 영업 이익은 늘어나지 않는 요인이 바로 이점이다. 대기업들은 하청을 준 중소기업에게 “비용 절감”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일거리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이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로 응할 수 밖에 없다.
비용 절감은 필연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황이 악화된 중소기업의 노동자들은 중소기업의 현실을 깨닫고 떠나게 되고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된다.
이러다 보니 중소기업들의 “혁신” 이나 “발전”은 계속 정체되어 있거나 오히려 퇴보한다. 최근에 스타트업으로 대표되는 테크 벤처 기업들 외에는 계속 운영해온 중소기업들의 열악함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이다.
80~90년대 꼰대 문화, 한사람이 모든 일을 갈아넣는 문화는 좋소기업을 탄생시킨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천시간을 훨씬 뛰어넘었었다. 가히 살인적인 근무 시간이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고 주말도 나와서 일한 시절이 있었다. 이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최근에 “주 52시간” 제도가 법적으로 제도화 되면서 근로자들의 근로 시간은 다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주 52시간 제도에 대해서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들은 “중소기업 CEO” 들이다.
주 52시간 제도화 법제화 되고 나서도 기업들의 CEO 들은 주 52시간 제도에 대해 공공연하게 불만을 드러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장병규” 같은 사람들이다. 위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는 네오워즈를 창업한 IT 기업인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 52시간 제도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특히 본인 스스로가 엄청난 “워커홀릭” 이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에게도 그런 방식의 장시간 근로를 선호하는 거 같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 또한 주 52시간 제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던 인물이다.
문제는 이런 인물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장병규가 창업한 “크래프톤” 은 현재도 잘나가는 게임 회사이다. 참 아이러니이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 중앙회” 같은 단체나 중소기업 CEO 들은 여전히 주 52시간 제도에 대해 손봐달라고 사사건건 요구하고 있다. 그들의 논리는 일을 더하고 싶은 근로자들에게 왜 일을 더 못하게 하냐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연봉이 워낙 짜게 지급되는 것이 문제이지만 그들은 근로자들이 일을 더해서 수당을 받는걸로 만족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예전 방식의 마인드이고 구 시대적인 인식이다. 사람을 기계로 밖에 안보는 것이다.
여전히 70~80년대 그들이 직장 생활했던 방식대로 기업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들 알려나 모르겠지만 70~80년대 경제 성장기 시절의 노동자들은 정말 “혹사”를 당하면서 일을 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발전시키고 경제가 성장했다. 노동자들은 기계였고 밤낮으로 돌아가는 기계에 몸을 맟춰야 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그런 노동 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보수적인 기업 CEO나 관리자들의 꼰대문화와 무대뽀 문화는 중소기업에 여전히 남아있고 그런 관습을 버리지 못한 채 노동자들에게 그들의 방식을 강요한다.
시대가 흐르면 자연스레 사람들은 인식이 변하고 과거의 방식에 대해 못견뎌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감집 주인” 같은 생각을 하는 중소기업의 CEO들은 돈은 쥐꼬리 만하게 주면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여기에 못버티는 근로자들이나 직원들은 “중소기업 엑소더스”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생각이 여전히 이렇다.
너 아니어도 올 사람들 많아!
열악한 환경 + 저임금 + 과거 70~80년대에 머물러 있는 꼰대 문화의 콜라보에 드디어 2020년대..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소위 “좋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MZ 세대들로 일컫는 20~30대 젊은 청년층은 이런 “좋소기업”들을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문제 인식을 하지 못한 중소기업 CEO 들은 “외국인 노동자” 를 뽑아가면서 우리나라 청년들이 나약하다고 못마땅하게 여긴다.
좋소기업은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전통 제조업이 가장 많지만..) 자체 제품 개발을 하지 않고 대기업의 콩고물을 받아 먹으려는 좀비 기업들이 많아 질수록 여전히 좋소 기업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당신이 중소기업을 돌아다닌다면 좋소기업을 피할 수 있겠는가?
난 운좋게 첫 회사에서 “좋소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다녔다. 하지만 좋소기업이 아니라고 해서 그 회사가 열악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저임금에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할줄 알아야 하는 업무. 다행이도 좋은 직장 동료들을 만나서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만 이직을 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결국 “좋소기업”을 피할 수가 없었다. 지금같이 직장 평판 사이트가 존재 하지 않던 시절에는 그 회사 내부 사정이 어떤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즉 이직은 “좋소기업”을 만날 위험 부담을 떠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당한게 좋소기업이다. 나름 노하우를 가지고 사전 조사 끝에 이직을 했지만 “좋소기업”을 연속적으로 만나다 보니 결국 희망이 꺼져버렸다.
대한민국에서 좋소기업을 피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은 내게 잦은 이직을 하게 만들었다. 물론 거기서 꾹 참고 버틸 수는 있다. 하지만 고인물, 정치질, 꼰대, 일당백 업무, 똘아이, 소시오패스 등으로 대표되는 상황들과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더 있다가 내가 정신병에 걸릴거 같았다.
어떻게 하다 보니 현재 회사에 정착했다. 다행이도 이 회사는 똘아이나 고인물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회사의 CEO도 꼰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더 오래 겪어봐야 한다. 여전히 난 안심할 수가 없다.
나름 중견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온 회사에서 근무 중인데 적당한 꼰대주의에 절여진 중간 관리자들과 강하게 굳어진 꼰대력으로 똘똘 뭉친 경영진을 보고 있으려니 너무 힘들더군요. 회사가 20년이나 되었지만 직원들의 일처리 능력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느슨한 것 같으면서 나에게만 칼 같은 잣대로 일정 준수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자괴감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느낀 것이기에 실제로 저의 실력이 못나서 일정 준수를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식적이지 않은 부분을 보고 있으면서 좋소 기업은 이래서 좋소구나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하지만 좋소라고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직을 여러번 하다보니 어딜 가나 물을 흐리거나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내 주변에만 걸리지 마라 라는 안일한 생각만 들게 됩니다.
더 좋은 일처리 방식을 제안을 해도 익숙하지 않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유만 늘어놓는 중간 관리자들을 보면서 고인물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결국 제가 원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 사항(가족과의 시간을 위한 짧은 근태 거리, 적당한 연봉, 적당한 근무시간)을 보고 더 좋은 조건이 있다면 이제 그것만 보고 가려고 합니다. 사람에게 치이는 것도 이젠 적당히 하면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이직 결정이 좀 더 쉬워진 것 같습니다. 이제 나이도 40후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더 이상 나이로 인해 갈 곳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니 이제 거의 종착역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이번에 이직할 곳이 뼈 묻을 곳인가 봅니다)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감되는 글을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사람이 문제인거 같네요. 저도 잦은 이직을 통해 느끼는 거지만 어딜가나 고인물, 똘아이들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직을 하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을 겪어보고 나서는 여기서 다른데로 가봤자 결국 내가 원치 않는 사람들은 결국 만나게 되더군요. 그걸 감안하고 살짝 내려놓은 뒤에 나를 위한 조건으로 이직을 하면 마음이 편할거 같습니다.
더군다나 중소기업 특히 좋소기업은 말씀하신 “제안” 이라는게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직을 하시더라도 결국 눈치껏 행동하면서 나서지 않는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좋소가 아니더라도 들어온지 얼마 안된사람에게는 “텃세”도 존재하니까요.
오로지 내 가정과 자신만을 위해 헤쳐나가 보세요.